세계에서 처음 크리스마스 씰이 발행된 곳은 1904년 덴마크입니다. 우체국장이던 아이날 홀벨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우편물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결핵 환자를 위한 기금을 지원하기 위해 판매하기 시작했지요.
당시 결핵은 수많은 사망자를 내며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무서운 병이었는데요. 우리나라도 상황은 마찬가지. 1930년대에는 전체 인구의 28% 가량이 폐결핵 환자였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덴마크서 시작된 크리스마스 씰 운동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32년 캐나다 선교사에 의해서였는데요. 1940년까지 9차례 씰이 발행됐지만 선교사 추방과 함께 결핵 퇴치 운동도 중단되고 맙니다.
본격적으로 국내에 크리스마스 씰 운동이 정착된 것은 1953년부터입니다. 당시 국내에 여러 개였던 항결핵조직이 하나로 뭉쳐 ‘대한결핵협회’가 창립된 것이지요.
그 후 크리스마스 씰 운동은 결핵 퇴치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받게 됐는데요. 각종 모금 활동을 비롯해 각 기관과 단체, 학교 등을 통한 씰 판매로 쌓인 기금은 환자 발견과 치료비 등에 쓰였습니다.
이 같은 관심과 노력으로 환자 발생이 급감하며 결핵은 근절할 수 있는 질병으로 여겨지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결핵 발병률 1위라는 불명예를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편물을 보내는 일이 적어지면서 크리스마스 씰에 대한 기억도 잊혀가고 있는데요. 결핵을 예방하고 환자를 지원하고자 했던 크리스마스 씰 운동의 정신만큼은 시대를 넘어 오래 이어졌으면 합니다.
뉴스웨이 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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