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창업자로부터 온 편지’는 한국 경제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대기업 창업자들부터 미래를 짊어진 스타트업 CEO까지를 고루 조망합니다. 이들의 삶과 철학이 현직 기업인은 물론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미취학 아이들부터 30~40대까지, 한 번이라도 안 들어본 이가 없을 만큼 익숙한, 마치 고유명사처럼 느껴지는 학습지 선생님들인데요.
든든한 교육 파트너가 돼온 이 선생님 시스템을 만든 사람이, 처음엔 ‘배추장수’였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그 배추장사는 바로 교원그룹의 창업자 장평순 회장입니다. 1951년 충남 당진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장 회장은 가난을 딛고 일어선 자수성가 CEO로도 유명한데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행정고시의 꿈을 품었던 장 회장. 하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습니다. 이에 나이 서른에 나선 게 배추장사. 지금의 그를 만든 ‘썩은 배추 일화’도 바로 이때 등장합니다.
장사를 하다 속이 썩은 배추를 발견한 일인데요. 장 회장은 쉬쉬하지 않았습니다. 배추를 판 집을 일일이 찾아가 배춧값을 돌려주고 해당 배추들은 전량 폐기했지요. 손해는 말도 못할 정도.
돈은 잃었지만 이 일은 소문이 납니다. 전화위복. 신뢰를 쌓고 큰돈을 버는 계기가 됐지요. 장 회장은 이 일로 장사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란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후 장사 경험을 바탕으로 웅진출판에 입사,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나섰습니다. 배추장사 때의 깨달음 덕일까요. 장 회장은 입사 4개월 만에 전국 판매왕, 1년 후엔 무려 본부장 자리까지 오릅니다.
승승장구했지만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1985년엔 직원 3명과 자본금 3,000만 원으로 교원그룹의 전신인 중앙교육연구원을 창업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잘 아는 ‘구몬학습’과 ‘빨간펜’이 등장했지요.
내는 교육상품마다 히트를 기록해온 장 회장과 교원그룹. 물론 이 성공 스토리를 설명할 때도 ‘사람’을 빼놓을 순 없습니다.
첨삭을 맡은 교사와 아이들 간의 유대관계를 중시한 게 대표적. 한 방향으로 흐르는 교육이 아니라 쌍방향 의사소통 방식을 택했고, 이게 바로 ‘빨간펜’ 성공의 키워드가 된 것이지요.
“기업이 사업 목표를 정하고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 장평순 회장
직원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장 회장은 애초에 전문가를 뽑기보단 일반 가정주부를 전문가로 육성하는 데 회사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교육훈련비가 전체 매출액의 2%를 차지할 정도.
재취업 여성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장 회장의 철학은, ‘사람을 키우는 사람’이라는 지금의 구몬 선생님 모집 문구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지요.
사람의 마음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온 장평순 회장. ‘없이 시작한’ 그의 이 같은 성공비결, 새겨둬도 좋을 듯합니다.
“처음 맺은 소중한 인연을 평생 인연으로 이어나가며 고객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최고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제공해 드리는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 CEO 인사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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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si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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