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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덩어리 해외자원개발 책임은 누가?

[광물공사 통폐합]부실덩어리 해외자원개발 책임은 누가?

등록 2018.03.05 14:05

수정 2018.03.05 15:29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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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공사-광해공단 통합 공공기관 설립 방안 검토멕시코·마다가스카르 등 해외자원 사업 캠코 이관천문학적 손실 등에 대한 원인·책임자 소재 불분명

광물자원공사(左) 광해관리공단(右)광물자원공사(左) 광해관리공단(右)

이명박 정부 시절 무리한 해외자원개발로 자본잠식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물자원공사의 부실이 수년간 커지는 동안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책임을 따지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해 보인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공기업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인 ‘민·관 합동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가 이날 정부에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합쳐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권고할 예정이다. TF가 권고안을 제출하면 정부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심의·의결을 통해 확정하게 된다.

현재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로 차입금 규모가 5조원을 넘는 등 자본잠식 상태다. TF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7403억원 외에 내년 9610억원, 2020년 7355억원, 2021년 1조1843억원 등 총 5조2595억원의 차입금과 사채를 갚아야 한다.

광물공사 재무재표.광물공사 재무재표.

이에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TF를 조직해 그동안 광물자원공사의 청산·존속·통합 등 세 가지 처리 방안을 놓고 논의해 왔다. 이 중 업무 성격이 비슷한 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TF의 권고안이 광물자원공사의 통폐합을 우선순위로 둔 것은 맞다”면서도 “통합 대상이 광해관리공단인지 등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TF 권고안대로 두 공사가 합쳐질 경우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물자원공사가 관리·감독권을 쥐고 있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 이관돼 매각 작업이 추진되고 나머지 부채에 대해서는 정부 출자로 해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TF는 2021년까지 계획대로 매각이 완료되더라도 2조8400억원의 부채가 남을 것으로 내다봐 정부 출자나 기존 공사채를 국채로 전환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앞서 TF 위원장인 박중구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광물공사는 유동성 위기를 여러 방법을 통해 극복하겠다고 하지만 어려운 데다, 올해 해결돼도 내년 이후 계속되는 문제가 있다”며 “특단의 조치 없이 극복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제는 제대로 된 원인과 책임자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대로 TF 조사가 흐지부지 끝나버리면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진실은 묻힐 가능성이 크다. 앞서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추진 실태와 반성, 그리고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했다. 이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해외자원개발의 부실 원인으로 광물가격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조건이 주를 이뤘다.

대표적으로 광물자원공사는 14억5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해 1억7700만달러(약 1900억원)만을 회수한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산업에 대해 기술·법률 등 검증 미흡과 긴박한 운영권 인수로 사전 검토 부족 등을 부실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어디에도 천문학적 손실 초래에 대한 책임자 언급이나 재발 방지 대책 등은 없었다.

일각에서도 책임 소재 없는 방안은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충분한 검토 없이 해외자원 사업에 뛰어든 것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채 공사가 통합된다면 또다시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자원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와 당시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TF는 원인 규명·재발 방지 분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부실실태와 책임소재를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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