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 연루로 국민감정 악화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결정타쇄신 통해 ‘정경유착 해소’ 의지 드러내
이번 쇄신안의 주요 골자는 미래전략실이라는 그룹 컨트롤타워 대신 이사회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 확립이다.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 이후 이어진 비서실 중심의 총수 경영이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의 이번 결정이 사회에 퍼진 반(反)삼성 정서를 해소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담긴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통령 탄핵소추까지 이어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중심에 국내 최고 기업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재벌에 대한 누적된 비판여론을 모두 삼성으로 쏠리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쇄신안 내용 중 외부 출연금 또는 기부금에 대해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집행하도록 한 것도 이 같은 기류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의 주요 혐의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과 후원 명목으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급된 자금에서 파생된 만큼 ‘정경유착’ 고리를 해소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이 내놓은 고강도 쇄신안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과거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불법 증여나 ‘삼성 X파일’ 사건, 2008년 비자금 특검 등 부정적 이슈가 대두될 때마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 이름만 바꿔 기존 역할을 수행했던 사례를 볼 때 이번에도 ‘눈 가리고 아웅식’ 처방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결국 반(反)삼성 정서의 근본적인 해소는 쇄신안 자체보다 앞으로의 노력에 좌우될 전망이다. 삼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최순실 게이트 뿐 아니라 과거 누적된 불신에서 표출된 결과물인 만큼 현재 삼성이 진행 중인 경영 투명성 강화 노력이 실제로 구체화되는지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 뿐 아니라 재계 전반에 반기업 정서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며 “총수가 구속된 상황에서 진정성 있는 쇄신만이 국민적 반감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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