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갭투자 막았더니 전세 줄었다···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50% 돌파

부동산 부동산일반 10·15 대책 시행 1년②

갭투자 막았더니 전세 줄었다···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50% 돌파

등록 2026.10.15 11:37

박상훈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21.7% 감소···월세 비중 50.2%로 확대전세 매물 11.9% 줄고 전셋값 9.96% 상승···임차인 부담 가중

사진=강민석 기자사진=강민석 기자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1년이 지난 가운데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가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를 차단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하면서 전세 공급이 위축된 데다 전셋값도 10% 가까이 상승한 영향이다. 투기 수요 억제를 겨냥한 규제가 전월세 시장 불안과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15 대책 시행 이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3만9484건에서 10만9198건으로 21.7% 감소했다.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4.1%에서 50.2%로 확대되며 절반을 넘어섰다. 전세 거래가 줄어든 가운데 월세 비중이 커지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0·15 대책의 핵심 규제인 토지거래허가제가 전세 공급 위축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허가구역 내 아파트 취득자에게 2년간 실거주 의무를 부과했다.

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로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임대차 시장에 공급되는 전세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 수요는 이어지는 반면, 매물은 감소하면서 세입자의 주거 이동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셋값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0·15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올해 10월 첫째 주까지 누적 9.96% 상승했다. 전년 동기 상승률인 2.31%와 비교하면 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세 공급이 위축된 상황에서 보증금 부담까지 커지면서 세입자들이 월세나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얹는 반전세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가 투기 수요 억제 효과와 함께 임대 공급 및 주택 거래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완화하려면 규제의 부작용을 줄이고 임대 공급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지거래허가제는 갭투자와 투기 수요를 억제하지만 임대주택 공급과 매물 유통을 위축시켜 전월세 불안을 키우는 부작용이 있다"며 "실거주 의무 유예는 일시적 처방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해 정상적인 주택 거래와 임대 공급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기 억제는 금융·세제 등 선별적 규제로 대응하고, 무주택자가 소득과 주거 여건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거 선택지가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도 "10·15 대책은 투기 수요 억제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주거비 안정에는 미달했다"며 "매매 수요는 규제로 줄일 수 있지만 거주 수요는 미룰 수 없다. 규제가 임대 공급까지 줄이면 그 비용은 무주택 임차인의 월세로 전가된다"고 진단했다.

향후 서울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도 전월세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부동산R114 집계 결과 2026~2030년 서울의 정비사업 이주 물량은 약 17만9000가구로 나타났다. 특히 2028년 이주 물량은 4만5256가구로 같은 해 입주 예정 물량의 약 3배에 달한다.

정비사업 이주 수요는 사업장 주변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지만, 인근에서 대체 주거지를 구하지 못하면 전월세 수요가 단기간에 몰리면서 임차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신보연 교수는 임대주택 공급과 이주 시기를 조정해 시장 충격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정비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민간임대에 시간을 줘 전환기 공백을 막고, 이주 시기를 사업장별로 분산해야 한다"며 "3기 신도시 등 대체 주택 입주 일정과 연계해 전월세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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