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착공 앞두고 기반시설 구체화···정부, 관련 예산 1조5000억원 편성팹 4기 전력 6.3GW 확보 추진···동복댐 증설·주변 댐 연계해 하루 65만t 용수 확보주거·교육·의료 등 정주 인프라도 확충···광주 도심·군공항·인접 시군 30분 생활권 추진
2030년 6월 첫 양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호남권 반도체 프로젝트가 사업계획 발표 3개월 만에 기반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전력·용수 확보 방안을 구체화하고 근로자 정주 여건까지 포함한 인프라 구축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메가프로젝트 제3차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호남권 반도체 프로젝트의 전력·용수와 주거·교육·의료 등 기반시설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앞선 1·2차 회의에서 전력과 용수 등 산업 인프라 확보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이번 회의에서는 근로자와 가족의 지역 정착을 위한 정주 여건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단순히 산업단지만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 산업과 주거·교육·의료·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지역 발전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내년 신설되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를 통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1조5000억원을 편성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이 가운데 클러스터 및 산업 기반시설 조성·운영에 1조원이 배정됐다. 전문 인력 양성·확보에 700억원, 반도체 산업 조사·분석 및 지원에 300억원이 각각 편성됐으며 기업과 입주 기관 근로자의 주거·정주 여건 지원에도 2000억원이 투입된다.
다만 예산이 편성됐다고 해서 기반시설 구축이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재원과 세부 사업계획, 안정적인 용수 확보 방안 등은 앞으로 구체화해야 할 사안으로 남아 있다.
전력 확보가 핵심이다. 호남권에 들어설 반도체 팹 4기에 필요한 전력은 약 6.3기가와트(GW)로 추산된다. 정부는 한빛원전 3~6호기에서 약 4GW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명이 다한 한빛원전 1·2호기를 폐쇄하지 않고 계속 활용해 약 2GW를 추가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기존 전력망을 활용해 호남권에서 수용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량은 약 2.6GW로 추산된다. 전력망에 전력저장장치(ESS)를 설치해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 전력을 저장한 뒤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계통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호남권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계통 접속 제한도 1일부터 일부 해소된다. 그동안 발전량 증가에 비해 송전망 수용 여력이 부족해 신규 발전사업의 계통 접속에 제약이 있었지만 계통 운영 여건이 개선되면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활용 여건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용수 확보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 반도체 팹 4기에 필요한 용수는 하루 약 65만t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저수량 약 1억t 규모의 동복댐을 증고해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용수 일부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동복댐을 약 15m 높이는 방안과 함께 댐 증고에 따른 수압 증가와 안전성 등을 고려해 기존 댐 하류 약 200m 지점에 새로운 댐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주변 수자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현재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되는 주암댐·탐진댐·나주댐 등의 물을 추가 도수관을 통해 끌어오는 방안이 추진된다. 여러 수원을 연계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안정적인 용수 공급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단지와 함께 근로자와 가족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생활 기반도 마련한다. 주거·교통·문화·의료·교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와 광주 도심, 인접 시·군을 30분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업계에서는 전력과 용수, 정주 여건 등 개별 기반시설 사업의 실행 속도가 향후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팹은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만큼 기반시설 확보가 생산시설 건설만큼 중요하다"며 "전력·용수뿐 아니라 근로자 정주 여건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 양산 일정을 맞추려면 앞으로 전력망 구축과 용수 확보 등 개별 사업을 실제 착공과 공급 단계까지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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