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은 아직 검토 중인데"···트럼프가 발표한 알래스카 LNG·원전 8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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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직 검토 중인데"···트럼프가 발표한 알래스카 LNG·원전 8기

등록 2026.10.01 09:47

김선민

  기자

알래스카 LNG와 원전 8기 건설 제안웨스팅하우스와 협력, APR1400 미국 진출 논의한국, 단계별 프로젝트 검토 중

한미 대미투자 에너지 협력 본격화···한국형 원전·알래스카 LNG까지. 사진=EPA/연합뉴스한미 대미투자 에너지 협력 본격화···한국형 원전·알래스카 LNG까지. 사진=EPA/연합뉴스

한국의 대미투자 패키지와 관련해 미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와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주요 에너지 사업으로 제시하면서 한미 간 에너지 분야 협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알래스카 LNG와 원전 사업은 구체적인 프로젝트 조건과 사업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한 만큼 실제 투자 집행까지는 후속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투자와 관련해 최대 2천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며 6GW 규모 발전시설과 대형 원전 8기,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 계획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발언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알래스카 LNG 사업에 500억달러 이상, 대형 원전 8기 건설에 1천200억달러, 텍사스 가스발전소에 220억달러가 투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한국이 미국의 대한국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조선 협력 1천500억달러와 전략적 투자 2천억달러 등 총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를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 정부가 공식 확정한 전략적 투자 1호 사업은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다. 반면 알래스카 LNG 사업은 한미 양국이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 법적 요건 충족을 전제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한 단계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최종 투자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투자금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한국 정부는 사업성 검토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미국 측이 발표한 투자 계획과 한국 정부가 현재 확정한 사업 범위에는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대형 원전 8기 사업은 이보다 한 단계 구체화된 협력 틀이 마련됐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2천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적 투자 가운데 최대 1천200억달러를 활용해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내용의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건설 대상은 한국형 APR1400 2기와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다.

사업은 AP1000 2기를 먼저 착공한 뒤 APR1400 2기와 AP1000 2기를 추가하고, 이후 AP1000 2기를 더 건설하는 3단계 방식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번 원전 협력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한국형 APR1400의 미국 진출을 위해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존 타협협정(SA)을 개정하기로 한 점이다.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1월 웨스팅하우스와 SA를 체결했으며, 그동안 이 협정은 한국형 원전의 미국 시장 진출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해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원전 프레임워크에 APR1400 2기의 미국 건설을 위해 SA를 개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SA 개정이 실제 이뤄질 경우 한국형 원전의 미국 내 건설뿐 아니라 향후 제3국 원전 시장 진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 건설에는 한국 건설사와 기자재 업체의 참여도 추진된다. 한국 기업이 미국 원전 건설 과정에서 시공과 기자재 공급 등에 참여하면 국내 원전 산업의 미국 시장 진출 확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김 장관은 국내 기업들이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수준을 확보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전과 한수원은 재무 부담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국내 민간기업이 함께 투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원전 사업의 비용 부담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전체 사업비 1천200억달러 가운데 200억달러를 예비비로 책정하고, 공사비가 예상보다 증가할 경우 귀책 사유에 따라 비용을 분담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원전 8기 건설을 일괄적으로 최종 확정하기보다는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검증한다는 입장이다. 지반 조건과 냉각수 확보, 전력 수요처와 전력망 연결 여부 등에 따라 사업비와 경제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미국 측이 제시할 세부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4분기부터 면밀한 검증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미투자 협상은 통상 현안과도 맞물려 있다. 김 장관은 미국 측으로부터 무역법 301조 등 어떤 형태의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5%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관세 관련 내용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 합의문에 직접 명시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대미투자가 미국의 추가 관세와 수입 제한 등 통상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서는 한국산 기자재에 대한 관세 인하 혜택을 확보했으며, 철강 관세 문제도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는 미국의 추가 반도체 투자 요구는 별도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하면 미국 측이 대규모 원전과 알래스카 LNG 사업을 대미투자와 연계해 제시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각 사업의 구체적인 조건과 경제성을 검토해 투자 여부와 집행 방식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원전 프로젝트의 세부 조건과 알래스카 LNG 사업성 검토, 관세 관련 후속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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