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4조 몸값 10조 만드는 무신사의 정체성···패션 VS 플랫폼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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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몸값 10조 만드는 무신사의 정체성···패션 VS 플랫폼 기업

등록 2026.09.08 14:43

양미정

  기자

구주 거래가와 상장 목표 몸값 간극글로벌 시장에서의 잠재력 증명 필요공모가, 향후 패션기업 IPO 기준 될 듯

4조 몸값 10조 만드는 무신사의 정체성···패션 VS 플랫폼 기업 기사의 사진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업계 ‘1강’ 지위를 굳혔지만, 최대 10조원으로 거론되는 몸값을 인정받으려면 국내 패션 유통기업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최근 구주 거래에서 평가된 4조원대 기업가치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인 가운데, 상장 결과는 후발 패션기업의 가치평가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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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은

무신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본격 돌입

국내 패션 플랫폼 중 최대 실적 기록

상장 결과는 후발 패션기업 가치평가에 영향 예상

숫자 읽기

지난해 연결 매출 1조4679억원, 영업이익 1405억원 기록

올해 상반기 매출 8217억원, 영업이익 523억원

해외 수출액 지난해 489억원, 올해 상반기 372억원

구주가는 4조, 목표는 10조

목표 기업가치 8조~10조원

최근 구주 거래에서 4조2000억원 가치 인정

시장 평가에 따라 기업가치 결정될 전망

무신사 공모가, K패션 몸값 가를 듯

무신사 상장이 국내 패션기업 가치 평가에 영향

상장 결과에 따라 후발 기업들 IPO 기준가 설정 가능

공모가가 낮아질 경우 후발 기업들 목표 몸값 조정 필요

주목해야 할 것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 진행 중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상장 일정과 투자자 신뢰 영향 가능성

무신사, 상장 타당성 검토 중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무신사는 전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일 기준 조만호 총괄대표 등 27인이 지분 54.2%를 보유하고 있다. 공동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사상 최대 매출에도 연결 수익성은 뒷걸음

무신사가 본격적인 상장 수순을 밟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 패션 플랫폼 가운데 두드러진 외형과 수익성이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679억원으로 전년보다 18.1% 늘었고, 영업이익은 1405억원으로 36.7% 증가했다. 매출 증가보다 이익 개선 속도가 빨라지면서 플랫폼 사업의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쟁사와의 격차도 벌어졌다. 지난해 에이블리 운영사인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매출은 3697억원,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2192억원, 크림은 2025억원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이들보다 매출 규모가 큰 데다 수익성에서도 앞서 있다. 패션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무신사의 상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상반기 연결 매출은 82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5%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중국·일본 등 해외 사업의 성장이 맞물린 결과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13.1% 늘어난 657억원을 기록해 핵심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문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이 연결 실적에 먼저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11.2% 감소했다. 부자재와 공임비가 오른 데다 거래 확대에 따른 운반비와 지급수수료가 늘었고, 해외 사업과 물류·인공지능(AI) 인재에 대한 투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내 사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해외 진출과 신사업에 투입하면서 외형은 커졌지만 전체 수익성은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구주가는 4조, 목표는 10조···기업 정체성이 관건

이 같은 실적 구조는 상장 과정에서 무신사의 기업가치를 가를 핵심 쟁점과 맞닿아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무신사의 목표 몸값을 8조~10조원으로 거론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의 약 5.5~6.8배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 기관투자가 사이에서 이뤄진 구주 거래에서는 약 4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목표 몸값이 실제 거래가격의 최대 두 배를 웃도는 만큼, 무신사는 그 차이를 설명할 새로운 성장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관건은 시장이 무신사의 정체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있다. F&F와 LF, 한섬 등 국내 패션기업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10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 패션기업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 데다 재고 부담이 커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무신사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잘란도와 같은 글로벌 패션 플랫폼에 가깝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직접 판매하고, 오프라인 매장과 물류 사업까지 확대하고 있다. 플랫폼의 확장성과 자체 브랜드의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사업 구조인 셈이다. 여기에 해외 고객과 거래액이 빠르게 늘어난다면 국내 패션기업보다 높은 플랫폼 프리미엄을 적용할 여지가 생긴다.

다만 아직 해외 사업의 절대적인 규모는 크지 않다. 무신사의 수출액은 2024년 42억원에서 지난해 489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3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9배 넘게 증가했다. 증가 속도는 가파르지만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에 불과하다. 지금까지의 수출 성과만으로 글로벌 패션 플랫폼의 지위를 인정받기에는 이르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공모 과정에서는 수출 증가율보다 해외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 등 국가별 거래액과 고객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지, 현지 마케팅과 물류 투자로 발생한 비용을 언제 회수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해외 매출이 늘더라도 적자가 함께 확대된다면 성장성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반대로 국내 사업의 안정적인 이익을 유지하면서 해외 사업까지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면 최근 구주 거래가격을 넘어설 근거가 마련된다.

무신사 공모가, K패션 몸값 가를 듯

무신사의 몸값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번 상장이 한 기업의 자금 조달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패션기업은 내수 의존도와 실적 변동성, 재고 위험 때문에 그동안 증시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패션 플랫폼 역시 성장 초기에는 거래액 확대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무신사가 플랫폼과 자체 브랜드, 오프라인, 해외 사업을 결합한 모델로 높은 몸값을 인정받으면 이 같은 평가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상장을 검토 중인 에이블리를 비롯해 ‘마르디 메크르디’를 운영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와 ‘코드그라피’ 운영사 콘크리트웍스 등도 전통 패션기업보다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주장할 근거를 얻게 된다. 무신사의 공모가가 향후 패션기업 IPO의 기준가격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반대의 경우 파장도 클 전망이다. 공모가가 최근 구주 거래 수준으로 낮아지면 국내 1위 플랫폼조차 글로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선례가 된다. 후발 기업들은 목표 몸값을 낮추거나 상장 시기를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무신사의 10조원 도전이 사실상 국내 패션산업 전체의 가치 재평가를 가를 시험대로 평가받는 이유다.

최근 시작된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는 이 과정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무신사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조사 배경과 범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조 총괄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 라펠과 관련된 거래 및 자금 흐름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세무조사 자체가 상장 결격 사유는 아니지만 거래소는 실적과 재무 요건뿐 아니라 특수관계인 거래와 경영 투명성, 내부통제 체계도 심사한다. 무신사가 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얼마나 명확하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심사 일정과 투자자의 신뢰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예비심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자금 조달 방안으로 검토 중인 상장의 타당성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며 “심사를 통해 상장 요건 충족 여부와 상장을 통한 실익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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