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100달러 육박···환율 효과 일부 상쇄중동산 비중 62.3%···호르무즈 불안 여전히 변수OPEC+ "오는 10월 원유 의무 생산량 동결"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조달 부담이 완화될 여건이 마련됐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데다 중동발 공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환율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원유를 달러로 수입하는 정유사 입장에서는 환율 하락이 호재지만 유가와 운송비 상승이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34.7원까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로 내려온 것은 2024년 10월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지난 7월 초 1550원대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200원 이상 낮아졌다.
환율 하락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에 비용 절감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유가와 결제 조건이 동일하다면 달러당 원화 가치가 높아질수록 원유를 원화로 환산한 매입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유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환율 하락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7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1% 오른 배럴당 97.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98.06달러까지 오르며 7월 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실제 국내 원유 수입에서도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원유 수입 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했지만 수입 단가는 26% 상승했다. 이에 따라 통관 기준 원유 수입액은 83억달러로 21.2% 증가했다. 원유를 덜 들여왔는데도 가격 상승으로 전체 수입액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중동발 공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 가격뿐 아니라 해상 운송비 상승도 정유사 원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원유 도입량에서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2.3%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8.7%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이다. 같은 기간 미국산 원유 비중은 16.5%에서 20.5%로 높아졌지만 중동산 의존도를 단기간에 크게 낮추기는 쉽지 않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이 길어지면 유조선 운임과 전쟁위험보험료 등 부대비용까지 상승할 수 있다. 정유사가 부담하는 실질적인 원유 도입비용이 국제유가와 환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 이유다.
환율 하락이 정유사 수익성에 일방적으로 긍정적인 것도 아니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달러로 수입하는 동시에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을 달러 기준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환율이 하락하면 원유 매입비용이 감소하지만 달러로 벌어들인 석유제품 매출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도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하락은 원유 매입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반면 달러로 벌어들이는 석유제품 매출의 원화 환산액도 줄어들 수 있다"며 "국제유가, 정제마진,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등 여러 변수를 함께 봐야 실제 손익 영향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건우 기자 redfield@newsway.co.kr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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