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증권 10곳 뚫을 때 '단 3곳'··· 보험, 데이터 혁신서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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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 10곳 뚫을 때 '단 3곳'··· 보험, 데이터 혁신서 '소외'

등록 2026.09.07 13:55

이은서

  기자

겸영 확대·계열사 정보 공유 등 규제 완화서 소외···전체 57개사 중 3곳 불과"의료데이터 빠져 실익 적어"···인가 취득 대신 제휴·자체 AI 고도화 집중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발전방안을 추진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섰으나, 정작 보험업계는 본허가를 받은 곳이 전체 57개 금융사 중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 허용, 겸영 업무 확대 등 당국이 제시한 파격적인 규제 완화 수혜에서 사실상 소외되면서 데이터 기반 신사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면 보험업계는 이번 발전방안이 은행권 중심으로 편향되어 있어, 정작 업권 특성에 맞는 실익이 크지 않아 인가 획득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금융당국이 발표한 '마이데이터 발전방안'의 핵심 내용은 ▲개인사업자 대상 전송요구권 확대 ▲겸영업무 규제의 포괄주의 전환을 통한 신사업 진출 문턱 완화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겸영·부수업무 신고 절차 간소화 ▲계열사 간 데이터 활용을 위한 '개인신용정보 공동활용 제도' 구축 등이다.

전반적으로 마이데이터 이용자의 정보 활용·관리 편의성을 높이고 사업자의 신사업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 개선의 상당 부분이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해 보험사는 사실상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7월 말 기준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영위하는 57개사 가운데 보험사는 3곳(교보생명·KB손해보험·신한라이프)에 불과하다. 은행업계와 금융투자업계, 여신전문금융업계가 각각 10곳씩인 것과 대비된다.

대표적으로 겸영업무 규제 완화가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꼽힌다. 그동안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신용정보법령에 열거된 약 12개 안팎의 업무만 영위할 수 있었으나 향후 법 개정으로 불허 사유가 없는 한 다양한 분야로 겸영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인가를 받지 않은 대부분의 보험사는 이 같은 제도적 이점을 활용할 수 없다.

금융당국이 개인신용정보를 사용하지 않는 겸영·부수업무의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한 점도 마찬가지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수 있으나 라이선스가 없는 보험사들은 여전히 보험업법에 따라 부수업무 개시 7일 전 금융위원회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하는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개인신용정보 미활용 부수업무로는 연수원을 활용한 교육서비스업, 상표권 제공업무, 보험 관련 소프트웨어 판매 및 대여, 홈페이지 등을 활용한 광고대행업무 등 다양하다.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계열사 간 데이터 활용 여부다. 앞으로 법 개정을 통해 특정 목적·범위 내에서 계열사 간 개인신용정보 공동활용이 허용되면 대고객 서비스와 마케팅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아닌 보험사 대부분은 이 같은 수혜를 누리기 어렵다. 한 마이데이터 사업자 보험사 관계자는 "계열사 간 정보 공유를 통한 대고객 마케팅을 기대하고 있다"며 "마이데이터 활용범위 확대를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대리실행 서비스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마이데이터 라이선스가 없는 보험사도 지난해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금리인하요구권 대리실행 서비스'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연계해 자동 신청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자산을 연결하고 대출 계좌를 선택해 서비스 이용에 동의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소비자를 대신해 금융회사에 금리인하를 신청하는 방식이다. 대출을 보유한 금융회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어 보험사도 대상이 된다. 앞으로는 채무조정요구권,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신청, 정책자금 신청, 대환대출 신청 등으로 대리실행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보험업권에서는 이번 마이데이터 발전 방안이 은행권 중심으로 짜여 있어 실익이 적다고 보고 있다. 보험사가 신사업을 추진하려면 개개인의 의료정보나 질병 발생률, 의료이용 기록 등의 데이터가 핵심인데 정작 이번 방안에는 이러한 대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사업자 인가 취득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획득은 각 사의 영업 판단에 따른 사업인 만큼, 업권의 소외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보험사들도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요 영역은 업무 효율성 제고와 고객 맞춤형 상품 개발 등에 맞춰져 있다. 한화생명의 '가입설계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비롯해 미래에셋생명의 'AI 기반 언더라이팅·상품 개발·계리 업무 고도화' 등이 대표적이다. 한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전 방안은 사실상 은행권을 위한 대책에 가깝다"며 "보험사의 참여를 끌어내려면 업권 특성을 고려한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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