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구조로 주가 연동된 실적 변화영업이익보다 파생상품 영향력 부각일반주주와 수익 흐름의 차이
영풍이 고려아연 주가 변동에 따라 파생상품 평가손익을 인식하면서 고려아연 일반주주와 영풍의 회계상 손익 방향이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한 올해 2분기에는 관련 파생상품 평가이익이 발생한 반면, 주가가 상승한 1분기에는 평가손실이 기록됐다. 고려아연 주가 흐름과 영풍의 당기순이익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은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에 MBK파트너스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과 관련해 고려아연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평가이익 약 4521억원을 반영했다.
해당 파생상품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파생금융상품으로 분류되며, 매 분기 말 공정가치로 재측정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평가손익은 실제 현금이 오고 간 결과가 아니더라도 회계상 손익으로 인식돼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올해 2분기 영풍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약 15억원에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은 약 3862억원으로 집계됐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익보다 영업외손익에 반영된 파생상품 평가이익이 당기순이익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 같은 회계상 손익은 고려아연 주가와 연동돼 움직인다. 고려아연 주가는 올해 3월 말 142만2000원에서 6월 말 108만원으로 약 24% 하락했다. 기초자산인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하면서 관련 파생상품의 공정가치가 변했고, 이에 따라 영풍에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1분기에는 고려아연 주가가 올랐고 영풍은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해 말 131만6000원에서 올해 3월 말 142만2000원으로 약 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풍은 고려아연 관련 파생상품에서 약 1357억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1분기 영풍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약 208억원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에도 반복됐다. 2024년 4분기에는 관련 파생상품에서 600억원대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이후 2025년 1분기 고려아연 주가는 분기 초 100만6000원에서 분기 말 77만8000원으로 약 23% 하락했고, 영풍에는 3200억원을 웃도는 평가이익이 반영됐다.
반면 2025년 2~4분기에는 고려아연 주가가 각각 분기 초보다 4만1000원, 10만2000원, 39만5000원 상승했다. 이 기간 영풍은 각각 600억원대, 1400억원대, 5500억원대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고려아연 주가가 상승할 때는 영풍의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커지고, 주가가 하락할 때는 평가이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일반주주와 영풍 연결재무제표에서는 주가 변동에 따른 회계상 손익의 방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고려아연 일반주주는 통상 주가 상승을 기업가치 제고에 따른 이익으로 받아들이지만, 영풍 연결재무제표에서는 같은 주가 상승이 관련 파생상품의 평가손실로 반영될 수 있다. 반대로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하면 일반주주의 평가가치는 감소하는 반면 영풍에는 파생상품 평가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다만 이를 두 주체의 경제적 이해가 전면적으로 상충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파생상품 평가손익은 결산 시점의 공정가치 변동을 회계상 반영한 것으로, 실제 자산을 매각하거나 파생상품을 청산해 현금이 유입·유출된 실현손익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움직일 때마다 평가손익이 발생하지만 해당 금액이 곧바로 현금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 같은 구조의 배경에는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이 있다. 양측은 2024년 9월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앞두고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MBK 측은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영풍 측은 보유 주식을 MBK 측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각각 갖게 됐다. 고려아연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 같은 권리와 의무가 회계상 파생금융상품으로 분류되면서 주가 변동이 영풍의 손익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이후 영풍은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주식 526만2450주 전량을 100% 자회사인 유한회사 와이피씨(YPC)에 현물출자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옵션 계약상의 권리와 의무도 YPC로 이전됐다.
영풍은 YPC를 연결대상 종속기업으로 편입하고 있어 YPC의 실적과 재무상태를 연결재무제표에 반영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주가 변동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익 역시 영풍 연결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결국 영풍의 순이익을 해석할 때는 본업 실적뿐 아니라 고려아연 주가에 연동된 파생상품 평가손익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 2분기처럼 영업이익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음에도 대규모 평가이익으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 이를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실질적인 수익성과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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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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