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바이오의약품 수출 45억달러···역대 최대CDMO·바이오시밀러가 견인···"유럽 시장 급증"하반기도 수요 지속 전망···유럽 특성상 공급 집중
올해 상반기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가운데 유럽 시장이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위탁개발생산(CDMO) 공급 확대와 바이오시밀러 판매 증가가 맞물리면서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실제 유럽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4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전체 의약품 수출액 52억달러의 86.5%를 차지했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2023년 49억달러에서 2024년 65억달러, 지난해 76억달러로 늘며 최근 3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수출액도 각각 20억달러와 25억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스위스 , 미국 제치고 1위···네덜란드·프랑스도 급증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유럽 시장의 성장이다. 국가별로는 스위스 수출액이 7억7000만달러로 전체의 17.1%를 차지하며 6억1000만달러인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스위스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4% 증가했으며, 2024년 상반기 2억6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6000만달러, 올해 7억7000만달러로 빠르게 늘었다.
스위스는 로슈와 노바티스, 산도스 등 글로벌 제약사가 본사를 두고 있는 대표적인 제약·바이오 산업 거점이다. 이들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기업들로, 외부 CDMO를 활용한 위탁생산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선 국내 CDMO 기업들이 이들의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해 공급하는 물량이 늘면서 스위스향 수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증가세도 가팔랐다. 네덜란드 수출액은 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며 수출국 순위 4위를 기록했다. 2024년 14위였던 네덜란드는 지난해 5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한 단계 더 상승했다. 프랑스는 1억6000만달러로 처음으로 수출국 10위권에 진입했다. 2024년 200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지난해 3000만달러, 올해 상반기 1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유럽 수출 확대는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의 88%를 차지하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 이끌었다.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수출액은 39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스위스가 7억5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헝가리 6억달러, 미국 5억2000만달러 순이었다. 네덜란드는 4억4000만달러로 76% 증가했으며 이탈리아와 벨기에도 각각 147%, 184% 늘었다. 프랑스 수출액은 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30% 증가했다.
유럽 시장 확대는 단순 특정 국가의 수출 증가를 넘어 국내 바이오 산업의 공급망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유럽에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이 밀집해 있어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바이오의약품은 화학합성의약품보다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제조 기술 난이도가 높다. 대규모 생산 과정에서도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생산 경험과 품질관리 역량을 갖춘 전문 CDMO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파트너 역할을 확대하는 동시에 바이오시밀러 판매망을 넓히며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대표 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유럽 고객 수요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다양한 유럽 고객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으며 유럽 고객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최근 발표한 유럽 사무소 개소 역시 유럽 내 고객 수요 증가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과 품질 경쟁력, 위탁연구부터 위탁생산까지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서비스 역시 CDMO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바이오시밀러 또한 유럽 수출 확대를 이끈 또 다른 축이다. 유럽은 국가마다 의약품 조달 방식과 입찰 구조, 가격 정책이 달라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와 영업망 확보가 중요하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을 일궈낸 셀트리온은 "유럽 전역에 구축한 현지 법인 직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각 국가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영업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며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와 환자 편의성을 높인 신제형 제품 등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점도 회사의 주요 경쟁력"이라고 전했다.
하반기도 유럽 수요 지속 전망···입찰·재고 확보로 공급 확대 기대
업계에서는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확인된 수요 증가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해 월별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1월 6억6000만달러, 2월 6억9000만달러, 3월 6억5000만달러, 4월 8억2000만달러, 5월 7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6월에는 10억2000만달러로 처음 월간 수출액 10억달러를 넘어섰다.
바이오의약품은 분기 말이나 상반기 말에 물량이 몰리는 뚜렷한 계절적 특성을 보이지 않아 최근 수출 증가는 실제 고객 수요 확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유럽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현지 시장의 입찰 구조와 재고 확보 수요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공급이 확대되는 특성을 보인다. 유럽은 국가별 입찰을 통해 의약품 공급이 이뤄지는 경우가 상당수로, 하반기 주요 입찰에서 신규 수주가 발생하면 초도 물량 공급이 시작된다. 의료기관들이 다음 해 초 사용할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연말부터 의약품 구매를 늘리는 점도 하반기 판매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셀트리온은 "유럽은 국가별 입찰을 통해 의약품 공급이 이뤄지는 시장이 많아 하반기 주요 입찰 결과에서 수주에 성공할 경우 초도 물량 공급이 신규로 발생한다"며 "의료기관에서 연초 재고 물량 확보를 위해 연말부터 재고 매입량을 늘리는 수요가 더해지면서 판매량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셀트리온 역시 주요 국가에서 입찰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인 만큼 이에 따른 공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CDMO 고객 수요 증가와 바이오시밀러 입찰 확대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하반기에도 유럽이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 성장의 핵심 시장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공급망과 유럽 현지 유통망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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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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