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코스피 불장 뒤의 그늘, 코스닥 소액주주는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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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불장 뒤의 그늘, 코스닥 소액주주는 안전한가

등록 2026.07.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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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는 한국 자본시장의 체력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화려한 랠리의 이면에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동전주'로 불리는 저가 종목의 퇴출 과정에서 드러난 소액주주 보호의 공백은 단순한 시장 정화 차원을 넘어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저가·부실 종목을 정리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이는 시장 건전성 제고라는 점에서 분명 필요하다. 문제는 그 과정이다. 상장폐지 또는 거래정지로 이어지는 일련의 절차에서 소액주주는 사실상 사후 통보의 대상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정보 접근성의 한계, 전문성 부족, 그리고 제도적 보호 장치의 미비가 결합되면서 개인투자자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동전주 투자자의 상당수가 고위험을 감수하는 개인투자자라는 점에서, 이들의 피해는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경험이 누적되면서 코스닥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투자자는 단순히 기대수익률만으로 시장을 선택하지 않는다. 손실 발생 시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 역시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특정 시장이 '퇴출은 빠르지만 보호는 느린' 구조를 갖는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유동성 위축과 우량 기업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선진 자본시장은 이와 같은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소액주주 보호 장치를 마련해왔다.

미국의 경우, 상장폐지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충분한 공시와 이의 제기 기회를 제공하며, 집단소송(class action)을 통해 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사후적 구제가 가능하다. 또한,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업의 공시 위반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여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다.

영국 역시 금융행위감독청(FCA)을 중심으로 상장폐지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일정한 경우 주주 승인 절차를 요구한다. 특히,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공정한 매수청구권(exit opportunity)을 보장하는 제도가 활용된다. 일본은 도쿄증권거래소 개편 과정에서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강화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 기준을 대폭 개선하였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퇴출의 효율성'과 '투자자 보호'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국내 코스닥 시장은 여전히 제도적 공백이 존재한다. 상장폐지 사유 발생 이후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과 수단이 제한적이며, 손실 회복을 위한 사후적 구제도 쉽지 않다. 따라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퇴출 강화가 아니라, 보호 장치의 정교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우선, 상장폐지 과정에서의 정보 제공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공시는 형식적 요건을 충족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과 리스크 시나리오를 포함한 '투자자 친화적 공시'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일정 요건 하에서 소액주주에게 매수청구권 또는 공정가격에 기반한 exit 옵션을 제공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강제적 퇴출 과정에서 최소한의 손실 완충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셋째, 집단소송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도 집단소송이 가능하지만, 적용 범위와 절차적 제약으로 인해 활용도가 제한적이다. 증권 관련 집단소송이 분식회계 등 일부 유형에만 제한되고, 엄격한 요건과 장기간의 소송 절차로 인해 소액주주가 실제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특히 허위공시나 내부자 거래 등으로 인해 주주가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보다 신속하고 현실적 구제 수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허위공시나 내부자 거래로 인한 피해가 확인될 경우 금융당국이 직권으로 손해배상 절차를 개시하거나, 집단소송 요건을 완화해 소액주주도 신속히 배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넷째, 거래소의 사전적 감독 기능을 강화하여 '좀비기업'이 장기간 시장에 잔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사후적 피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투자자 교육과 정보 인프라 개선도 중요하다. 개인투자자가 기업의 재무 상태와 상장 유지 가능성을 보다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접근성과 분석 도구를 확충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보호를 넘어 투자자의 자율적 판단 역량을 높이는 방향이다.

코스닥 시장은 혁신기업의 성장 플랫폼이자 한국 자본시장의 중요한 축이다. 동전주를 솎아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해당 과정에서 탈락하는 기업의 그림자 속에 놓인 소액주주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병행되어야 한다. 코스피의 상승이 자본시장의 '성과'라면, 코스닥의 구조 개선은 '지속 가능성'을 위한 조건이다.

이제 정책의 초점은 명확하다. 퇴출의 속도가 아니라, 퇴출의 공정성과 보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있다. 소액주주가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시장, 실패하더라도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장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선진 자본시장이다. 코스닥이 '기회의 시장'으로 남기 위해서는, 그 기회 뒤에 숨겨진 위험을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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