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까지 4척 우선 인도 제안···노후 빅토리아급 대체 겨냥캐나다 산업 기반 강화 기조에 한화그룹 협력망도 가세TKMS도 대규모 투자 패키지로 맞불···최종 구도 '유동적'

한화오션이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함께 최종 경쟁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한화오션은 빠른 납기와 검증된 건조 역량, 현지 산업협력 방안을 앞세워 캐나다 정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캐나다 최대 방산 전시회인 'CANSEC 2026' 참가를 계기로 현지 정부와 군, 산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수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차세대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화오션은 전시 기간 KSS-III 잠수함의 운용 성능과 함께 캐나다 내 100개 이상의 기업·기관과 구축한 협력망을 강조했다.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연간 2만2500개 이상의 일자리와 약 940억달러(약 142조원) 규모의 GDP 유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범캐나다 경제 전략'도 제시했다.
한화오션의 사업 전략은 단순 잠수함 판매 제안을 넘어 산업협력 패키지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캐나다가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교체하는 동시에 자국 해양·방산 산업 기반 강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지 정비 기반 구축, 공급망 참여,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이 최종 평가에서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앞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납기이다. 회사는 2026년 계약을 전제로 2035년까지 KSS-III 잠수함 4척을 먼저 인도하고, 이후 매년 1척씩 추가 공급해 2043년까지 총 12척을 납품할 수 있다는 일정을 제안한 상태다.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노후화로 캐나다 해군의 전력 공백 우려가 커지는 만큼, 빠른 인도 일정은 유지 비용 부담을 줄이는 카드로도 활용되고 있다.
캐나다가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2030년대 중반 퇴역이 예정돼 있어 새 잠수함의 적기 도입이 캐나다 해군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한화오션도 이러한 지점을 의식해 빠른 인도 일정으로 전력 공백을 줄이고 노후 잠수함 유지 부담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한화그룹 차원의 현지 협력망도 납기 외 경쟁력을 보완하는 요소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기업·대학·주정부와의 협력을 넓히며 잠수함 건조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와의 철강, 정비, 인력 양성, 방산 장비 생산까지 포함한 산업협력 구도를 제시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의 성능과 운용 능력이 이미 검증됐다는 점도 적극 부각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KSS-Ⅲ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은 지난 3월 진해기지를 출항해 괌과 하와이를 거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우호 방문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태평양과 대서양은 물론 북극권까지 작전 범위를 넓히고 있는 캐나다 해군을 상대로 KSS-Ⅲ의 장거리 항해 능력과 작전 지속성, 플랫폼 신뢰성을 직접 입증한 상징적 행보라는 평가다. 실전 배치된 잠수함이 장거리 항해를 통해 현지에 도착했다는 사실 자체가 기술력과 운용 안정성을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한화오션이 CPSP 수주에 성공할 경우 단순 함정 판매를 넘어 북미 해군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최대 12척 규모의 잠수함 공급 계약뿐만 아니라 향후 수십 년에 걸쳐 부품 공급과 승조원 교육, 성능 개량,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잠수함 사업은 건조 계약보다 후속 지원 사업의 기간이 훨씬 길다"며 "캐나다 사업 수주는 한화오션이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 입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북미 방산 시장 내 장기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캐나다 현지 정비 기반과 공급망 참여, 수중전 관련 기술 협력을 함께 강조하며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러한 후속 사업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후속 사업 측면에서는 북미 방산시장 진입 효과가 핵심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와 미 해군 MRO 사업을 통해 북미 해양방산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 CPSP까지 확보하면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함정 건조·정비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
다만 경쟁 구도는 여전히 유동적이기에 수주를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쟁 상대인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는 NATO 재래식 잠수함 시장에서 축적한 레퍼런스를 갖고 있으며, 독일·노르웨이 기업들과 함께 캐나다에 제시할 대규모 투자 패키지를 논의하고 있다.
또한 한화오션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납기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의 생산 일정까지 조율한 데 이어, 희토류, 광업, 인공지능, 배터리 등 캐나다 산업 전반으로 확장된 공격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가 성능과 납기뿐 아니라 자국 경제에 돌아올 순효과를 함께 따지는 만큼 최종 평가는 기술 경쟁보다 종합 산업 패키지 경쟁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회사는 현지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경제·산업 협력 방안을 캐나다 측과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며 "캐나다 전 지역에서 '바이 캐나디안' 정책을 적극 지원하는 신뢰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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