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새벽 배송 규제 개정안 심사 착수정무적 리스크로 법안 통과 최대 변수 부상5.18 폄훼 논란에 좌초 가능성도 제기

국회의 대형마트 심야 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폄훼' 논란이 신세계그룹 전반의 정무 리스크로 확산되며 입법 과정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업계는 현행 규제가 급변한 유통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는 심야 시간대 점포를 활용한 배송 준비 작업이 제한되는 반면, 쿠팡·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24시간 물류 운영이 가능해 규제 역차별이 고착화됐다는 주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4.2%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점포를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닌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경쟁력 확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온·오프라인 유통 간 규제 불균형 해소와 소비자 편익 확대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안 처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실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4건을 상정해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했다. 이 가운데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은 유지하되,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영업 제한 시간과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을 위한 상품 포장·반출·배송 작업은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타벅스코리아 논란을 계기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사 감수성 문제가 정치권 이슈로 번지면서 규제 완화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마트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공개한 행사 홍보 이미지에 '탱크데이'라는 문구와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표현이 5·18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며 역사적 비극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당일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와 관련 임원을 즉시 해임했다. 이어 19일 발표한 공식 사과문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이라며 "그룹 전체의 역사 인식과 감수성 부족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통해 "대한민국 공동체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 행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 규제 완화 법안을 처리할 경우 특정 기업에 혜택을 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는 난감한 기류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은 단순한 영업 확대 차원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생존 전략과 직결된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 시장에서 점포의 물류 거점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기업 개별 논란과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개편 논의는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논란이 신세계그룹의 실적과 투자 여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SCK컴퍼니는 이마트 연결 매출의 약 11.2%, 영업이익의 53.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과 G마켓, 이마트24 등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스타벅스가 사실상 그룹 수익성을 떠받치는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에도 스타벅스는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81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불매 움직임이 장기화할 경우 그룹의 현금 창출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가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전환하고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요한 만큼, 수익 기반 약화가 향후 투자 전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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