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피격 감수하고 통항"···호르무즈 봉쇄가 바꾼 해운 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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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 감수하고 통항"···호르무즈 봉쇄가 바꾼 해운 수송

등록 2026.05.14 16:27

이건우

  기자

보험료·체선료·선원 부담까지···해운 비용으로 번진 중동 리스크"리스크 감수는 선사 판단에 달려"···호르무즈 통항 비용 변수 ↑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호르무즈 해협 통항 리스크가 해운 비용 부담으로 옮겨가고 있다. HMM 나무호 피격으로 선박 안전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일부 유조선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통항이 단순한 항로 선택이 아니라 고위험 의사결정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머물던 HMM 나무호는 미상 비행체의 타격을 받아 현재 두바이항으로 예인돼 수리가 진행 중이다. 해당 사건으로 운항 중인 선박뿐 아니라 대기 중인 선박도 피격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

반면 위험을 감수하고 해협을 빠져나간 사례도 있었다. 장금상선 관계사가 재용선한 것으로 알려진 초대형 원유운반선이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 선박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AIS는 선박의 위치와 속도, 침로 등을 주변 선박과 관제망에 알리는 장치로, 일반적인 상업 운항에서는 충돌 위험 등을 고려해 임의로 끄는 경우가 드물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전시 상황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일반적으로 AIS를 끄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통과는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단순한 통항 여부를 넘어 안전과 비용을 함께 계산해야 하는 문제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호르무즈 리스크는 해상 운송 비용 문제로 번지고 있다. 선사와 선주는 통항 여부를 결정할 때 선체 보험, 화물 보험, 전쟁위험보험료, 체선료, 선원 위험수당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국내 선사들은 통상적으로 선체 손상에 대비한 선체보험과 제3자 배상책임을 담보하는 P&I 보험을 따로 가입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처럼 고위험 해역으로 분류되면 기존 담보에서 제외되거나 항차별로 추가 보험료를 내야 한다.

체선료는 유조선·벌크선 운항에서 더 직접적인 비용이다. 선박이 항만에 접안하거나 하역, 통항 시점을 기다리며 약정 시간을 넘기면 화주나 용선자가 선주에게 체선료를 물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선박이 묶이면 선사는 선박을 운항하지 못하고, 화주는 화물을 제때 받지 못한다. 이는 선박이 멈춰 있는 시간 자체가 비용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는 나무호를 포함해 한국 선박 26척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인 선원도 외국 선박 승선자를 포함해 158명에 이른다. 일부 선박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해 대기하고 있지만, 대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선원 피로와 선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호르무즈 리스크가 길어질 경우 비용 부담은 선사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원유와 석유제품을 운송하는 화주가 추가 운송비를 부담하며, 이는 정유사의 원유 도입 원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을 더 이상 평시 비용으로 통항할 수 있는 항로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리스크 감수 정도는 선사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보험료율은 상황마다 달라진다"며 "선박 수리, 안전 문제 등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보험료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고, 운항 불가능에 따른 피해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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