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초저가 통했지만 신뢰는 못 잡았다···알리·테무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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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통했지만 신뢰는 못 잡았다···알리·테무의 굴욕

등록 2026.05.13 14:48

조효정

  기자

30일 앱 삭제율 75%··· 초저가 전략 한계 직면유해물질 검출로 화장품·패션 부문 역성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대규모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용자 유지에는 실패하며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앱 설치 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 지속률과 직구 거래액은 정체 흐름을 보이며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모바일인덱스 신규 설치 데이터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달 신규 앱 설치 수 76만건을 기록하며 업종별 1위에 올랐다. 올해 2월 67만건, 3월 75만건에 이어 매달 수십만명의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며 초저가 마케팅 효과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용자 충성도 지표에서는 뚜렷한 약세가 나타났다. 테무의 올해 3월 기준 '30일 앱 삭제율'은 75.1%로 집계됐다. 신규 설치 이용자 4명 중 3명이 한 달 안에 앱을 삭제한 셈이다. 앱 마켓 사용자 리뷰에서도 과장 광고와 미끼성 프로모션, 보상 미지급, 복잡한 사용자 환경 등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이용자 이탈은 실제 중국 직구 시장 성장 둔화로도 이어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직구 거래액은 1조2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9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중국 직구 시장은 2020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4분기 6.3%로 둔화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사실상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패션·의류와 화장품 부문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패션·의류 직구액은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고 화장품 직구액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5.8% 줄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 물질 검출 논란이 반복되면서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커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실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평균 MAU는 각각 약 850만명, 800만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약 49만명, 테무는 약 12만명 감소했다. 지난 4월에도 알리익스프레스 MAU는 전월 대비 4.5% 줄어든 830만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이탈은 경쟁 플랫폼 이동보다 직구 시장 자체의 이탈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아이지에이웍스 분석에 따르면 테무 이탈자 216만명 가운데 75.5%는 경쟁 앱인 알리익스프레스로 이동하지 않고 직구 앱 이용 자체를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저가를 계기로 유입된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 서비스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국내 플랫폼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객층을 유지하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11번가와 G마켓은 검증된 직구 서비스와 빠른 배송 체계를 강화하며 고객 방어에 나섰다. 특히 중국 직구 감소 폭이 컸던 패션·뷰티 분야에서는 국내 플랫폼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CJ온스타일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3785억원을 기록했으며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취급고는 같은 기간 137%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품질·안전성 논란 이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국내 유통 채널로 이동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중심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초기 이용자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품질과 안전성 논란이 반복되면서 장기적인 신뢰 확보에는 실패했다"며 "폭발적인 다운로드 수가 실제 구매 유지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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