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장비 업계 새로운 성장 모멘텀도로·항만 등 인프라 프로젝트 잠재력실제 발주까지 지연 가능성 대비 필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진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동 정세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긴장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전쟁으로 훼손된 인프라 복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장비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국 협상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도로·항만·주거시설 등 대규모 재건 프로젝트가 추진될 경우 굴삭기와 엔진, 부품 수요가 동반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HD건설기계가 대표적인 수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HD현대그룹 건설기계 계열은 완성 장비뿐 아니라 엔진과 핵심 부품까지 공급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건 사업 특성상 장비 공급과 유지·보수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는 만큼, 통합 공급 역량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중동은 HD건설기계 수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재건 발주가 현실화될 경우 실제 수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사례도 긍정적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2024년 남수단 내전 이후 재개된 복구 사업에 맞춰 굴착기 등 건설장비 6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분쟁 이후 재건 수요가 실제 매출로 연결된 사례로, 중동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운다.
올해 초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합병해 출범한 HD건설기계는 사업 체질도 한층 강화됐다. 기존 장비 중심에서 엔진, 산업차량, 부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공급망 대응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 변화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건설기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1432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합병 전 양사 실적을 단순 합산한 수치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현재 유럽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건설장비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엔진 부문 역시 발전용·산업용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중동 재건 수요와 하반기 북미향 엔진 납품 일정까지 더해질 경우 연간 실적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동 재건 기대감이 아직은 선반영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경계의 시선도 나온다. 협상 결과에 따라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실제 종전과 재건 사업 착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프라 재건 사업은 정치적 합의 이후에도 예산 편성, 발주, 시공까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실적에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회사 역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합병 이후 부품 수급과 장비 공급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실적이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는 아닌 만큼 국제 정세 변화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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