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이사진 교체 및 정관 변경 단행주주가치 제고와 현금배당 강화로 투자자 신뢰 확보 나서라데팡스 이사회 진입, 내부 균열 봉합 여부 주목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가 한미약품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한미약품이 새 경영 체제 전환의 첫 단추를 끼웠다.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 2층 파크홀에서는 오전 9시 한미사이언스, 오전 11시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렸다. 이날 두 차례 주총에 쏠린 시장의 관심은 최근 불거진 그룹 내 갈등을 얼마나 잘 수습하느냐에 맞춰졌다.
결과적으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선 4자 연합의 한 축인 라데팡스파트너스 김남규 대표의 이사회 진입이 확정됐고, 사업회사 한미약품에선 정관 변경과 새 이사진 선임 안건이 일괄 통과되며 황상연 신임 한미약품 대표 체제 출범을 향한 수순이 사실상 정리됐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갈등을 빚은 후 사의 의사를 밝혔던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예정대로 재선임 되지 않았다.
먼저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고, 정관 변경과 이사 보수한도,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계획 안건도 함께 처리됐다. 라데팡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동국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묶인 4자 연합 지분은 52.63%에 달한다.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지배구조 이슈를 내부 합의의 결과로 이해해 달라고 밝힌 것도, 이날 주총을 기점으로 공개 충돌을 일단 진정시키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그럼에도 이날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일부 주주가 항의 표시를 하는 등 잠시 의사진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한 주주는 주총이 폐회된 후 로비로 내려와 "의장에게 의견을 낼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이어진 한미약품 주총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의장을 맡은 박재현 대표가 회의를 시작했지만, 주총은 격론보다 절차 정리에 가까운 흐름으로 진행됐다. 회의는 약 25분 만에 마무리됐고, 현장에서는 한 주주가 영업보고를 배포 자료로 갈음하자고 제안하자 곧바로 동의가 이뤄지는 등 일사천리로 의사진행이 이뤄졌다. 이날 출석 주주는 전자투표와 위임을 포함해 508명, 출석 의결권 비율은 73.65%였다.
박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한미약품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475억원, 영업이익 2578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기술료 수입 확대와 로수젯, 아모잘탄 패밀리 등 주력 품목의 안정적 실적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회사는 하반기 출시를 앞둔 비만 신약과 항암·대사질환·희귀질환 파이프라인, 중남미·중동 시장 확대를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고, 박 대표는 이번 주총을 전문경영 체제를 더 공고히 하는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이날 한미약품 주총의 핵심은 이사회 재편이었다. 회사는 정관 일부 변경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사내이사로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와 김나영 후보를, 사외이사로 한태준 후보와 김태윤 후보를 선임했다. 또 김태윤 후보의 감사위원 선임안과 채이배 후보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안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정관 변경 내용에는 의결권 대리행사의 전자문서 허용, 독립이사 제도 정비, 감사위원 선임·해임 관련 의결권 제한 등이 포함됐다.
이날 사내이사로 선임된 황 대표는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와 종근당홀딩스 대표, 브레인자산운용 대표 등을 지낸 외부 전문가다. 황 대표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되면 한미약품은 1973년 창사 이래 최초로 외부 출신 전문경영인을 수장으로 맞게 된다.
황 대표는 이날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주주환원과 보상 체계 정비도 동시에 의결됐다. 한미약품은 이사 보수한도를 50억원으로 유지했고, 기말 현금배당은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 기준일은 3월 31일이며, 보유 자사주의 70%는 소각하고 나머지 30%는 임직원 주식보상에 활용하는 장기 계획도 주총 승인을 받았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역시 같은 날 김남규 대표 선임안과 함께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계획을 의결해, 그룹 차원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성과보상'이라는 공통 메시지를 내놨다.
한편 이번 주총으로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 잡음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데팡스와 모녀 측이 신동국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600억원 규모 위약벌 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라데팡스의 지주사 이사회 진입이 향후 균형추가 될지 새로운 변수로 작동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라는 평가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2024년 고 임성기 회장의 아내와 딸(송영숙·임주현)과 두 아들 측(임종윤·임종훈)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며 한 차례 풍파에 휩싸인 바 있다. 이후 모녀 측이 신동국 회장, 라데팡스 등과 '4자 연합'을 맺으며 승리를 거뒀으나, 4자 연합 내 내분설이 흘러나오며 분쟁이 재점화 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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