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4년 묵은 체증 풀어낸 '삼표', 신사업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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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묵은 체증 풀어낸 '삼표', 신사업 탄력

등록 2026.02.27 14:39

권한일

  기자

양주 채석장 사고 관련 법적 불확실성 해소성수동 S683 프로젝트로 신성장동력 시동DMC 수색 복합단지 등 대형사업 가속도

4년 묵은 체증 풀어낸 '삼표', 신사업 탄력 기사의 사진

정도원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삼표그룹을 짓눌러왔던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됐다. 2022년 양주 채석장 사고 후 4년 가까이 이어진 법적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그룹이 추진해온 부동산 개발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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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심 무죄

4년 이어진 사법 리스크 해소

그룹의 부동산 개발 및 사업 재편에 탄력 기대

자세히 읽기

성수동 옛 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 '성수 프로젝트' 본격화

24만㎡ 규모 초대형 복합단지, 총사업비 5조원

오피스, 호텔, 상업시설 등 직접 운영 계획

향후 전망

조직 정비 위해 글로벌 인재 영입 및 전담 조직 신설

DMC 수색 프로젝트 등 추가 복합개발 추진

로봇주차 등 비핵심 사업 정리, 선택과 집중 전략 강화

삼표의 대형 도심 개발이 그룹사 미래 좌우할 분수령

27일 업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은 지난 10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중처법이 규정한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표이사가 아닌 그룹 회장을 법적 책임 주체로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직후 발생한 '1호 사고'로 주목받았지만, 1심 판단에 따라 그룹 총수와 당시 대표이사 모두 중처법 위반의 책임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형사 책임 여부를 가른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그룹 경영 전반에 드리웠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실제로 사고 후 몇 년간 삼표는 대외 활동과 투자 의사결정에서 보수적 기조를 유지해 왔다.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조직 정비와 투자 판단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사업은 서울 성수동 옛 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이다. 서울 성수동1가 683번지 약 1만3300㎡ 부지에 연면적 24만㎡ 규모의 업무·상업·문화 기능을 결합한 초대형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총사업비가 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최고 79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며 한강변의 새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성수 프로젝트 또는 S683 프로젝트'로 일컫는 이 사업은 단순한 부동산 개발을 넘어 삼표의 사업 구조 전환을 상징한다. 시멘트·레미콘·골재 중심의 전통적인 건설 기초소재 기업에서 벗어나 도심 복합개발을 주도하는 디벨로퍼로 변신하겠다는 전략의 핵심 사업이기 때문이다. 개발 후 오피스는 물론 호텔, 상업 시설 등 자산 운용 및 임대까지 직접 맡는 구조를 구상 중인 점도 이런 뚜렷한 방향성을 반영한 것이다.

삼표의 공공기여 규모도 적지 않은 만큼, 대외 이미지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삼표는 서울시와의 사전협상을 통해 약 6054억원 규모의 공공기여를 확정했다. 이 가운데 연면적 약 5만3000㎡ 규모의 '유니콘 창업허브'를 조성해 최근 부상하는 성수동 일대에서 스타트업 성장의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한 동부간선도로 용비교 램프 신설과 성수대교 북단 램프 설치 등 교통 인프라 개선에도 2300억원 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조직 정비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삼표는 초고층 복합개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부동산 개발 경험을 갖춘 로드리고 빌바오 사장을 영입했고,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총괄했던 롯데건설 출신 석희철 사장을 성수 프로젝트 건설본부장으로 선임하는 한편, 전담 조직을 별도로 꾸렸다.

강남권 성수 프로젝트와 함께 강서권 서울 은평 수색역 인근에 추진 중인 'DMC 수색 프로젝트' 역시 삼표그룹의 미래를 상징하는 한 축이다. 일대는 그룹 본사로 쓰일 신사옥 SP타워와 민간임대주택, 업무·문화시설이 결합된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총 연면적 약 7만㎡ 규모로 조성 중이며 내년 상반기 내 입주가 목표다. 완공 후 임대 및 관리 수익만 연간 수백억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공들여온 일부 신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정 회장의 장남이자 3세 경영을 진행 중인 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이 주도한 로봇주차 사업은 최근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관련 사업 계열사였던 에스피앤모빌리티 지분 60%를 매각하면서 그룹은 기존 건설 소재 사업과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업계 안팎에선 삼표그룹의 행보를 정통 제조업 기반 기업이 대형 디벨로퍼로 사업 구도를 잡는 이례적인 시도로 평가한다. 경쟁사인 기존 시멘트·레미콘·골재 기업들이 탄소 저감과 순환자원 등 ESG 중심 전략에만 몰두하는 가운데, 삼표는 이를 유지하면서도 대형 도심 개발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도원 회장을 향한 사법 리스크가 정리되면서 삼표가 추진해 온 개발 사업과 조직 재편 작업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성수 프로젝트 성패는 향후 그룹사 전체의 사업 구조 전환과 방향성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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