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사상 최대 실적' 에이피알, 다음 베팅은 '안티에이징 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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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 에이피알, 다음 베팅은 '안티에이징 테크'

등록 2026.02.06 16:05

양미정

  기자

미국·일본 중심 해외 시장 대약진화장품·디바이스 동반 성장이 견인EBD 신제품 출시·유럽 진출 청사진

에이피알 김병훈 대표. 사진=에이피알에이피알 김병훈 대표. 사진=에이피알

에이피알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 비중 확대로 매출 구조가 재편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병행해 온 사업 구조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평가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 1조5273억원, 영업이익 36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1%, 영업이익은 19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4%다. 고성장 국면에서도 수익성이 함께 개선된 점이 특징이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해외 매출 확대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2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55%에서 2025년 80%로 확대됐다. 4분기 기준으로는 해외 매출 비중이 87%에 달했다. 매출 증가가 국내 시장 회복이 아닌 글로벌 판매 확대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일본이 실적을 주도했다. 미국 매출은 전체 매출의 37%를 차지하며 단일 국가 기준 최대 시장으로 올라섰다. 4분기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0% 증가했다. 지난해 4월 미국 대형 화장품 유통 체인 울타뷰티에 입점하면서 오프라인 판매가 본격화된 영향이다. 일본 역시 돈키호테 입점과 대형 온라인 할인 행사 참여 효과가 반영되며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9% 늘었다.

사업 부문별로는 화장품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2025년 화장품 매출은 연간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4분기 화장품 매출은 4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했다. '제로모공패드', 'PDRN 핑크 펩타이드 앰플' 등 기존 베스트셀러 제품군의 해외 판매 확대가 매출 증가로 직결됐다.

뷰티 디바이스 부문은 연간 매출 4070억원, 4분기 매출 1229억원을 기록했다. 성장률은 화장품보다 낮았지만, 고마진 제품 중심의 판매 구조가 유지되며 수익성 안정에 기여했다. 회사 측은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함께 사용하는 판매 구조가 반복 구매를 유도하며 매출 기반을 안정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구조는 에이피알이 차기 성장 전략으로 '안티에이징 테크'를 제시한 배경으로 이어진다. 회사는 화장품과 홈뷰티 디바이스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글로벌 유통망과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병원·에스테틱용 전문미용장비(EBD)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EBD 신제품 1~2종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PDRN 기반 인젝터블 기기는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 말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안티에이징 수요가 이미 확인됐다"며 "기술과 원료 측면에서 기존 사업과 연계가 가능한 만큼 의료기기 영역으로 확장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유럽에서는 영국을 거점으로 프랑스와 독일 등 핵심 국가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사업 추진에는 김병훈 대표의 성장 전략이 반영돼 있다. 김 대표는 2014년 에이피알의 전신인 화장품 스타트업 이노벤처스를 공동 설립한 이후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과 '메디큐브'를 잇달아 론칭했다. 2019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뒤에는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을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진출 이후 성장 속도를 급속도로 끌어올렸다. 2018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2년에는 매출 3977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후 성장세를 바탕으로 2024년 2월 코스피에 상장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시가총액 8조원을 넘기며 국내 화장품 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김 대표는 의료기기와 바이오 영역을 통해 에이피알의 사업 정체성을 한 단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2025년 실적은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가 본격 반영된 결과"라며 "화장품과 디바이스로 확보한 기반을 토대로 의료기기와 안티에이징 기술로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부 고민의 궁극적인 끝은 결국 노화다. 인류의 노화를 극복하는 일을 30년 대계로 삼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5년 내 전 세계 안티에이징 분야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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