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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여기 조선·정유회사 맞아?"...정기선이 확 바꾼 HD현대

산업 중공업·방산

"여기 조선·정유회사 맞아?"...정기선이 확 바꾼 HD현대

등록 2024.10.08 16:24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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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조직문화 개선에 정 부회장 '오너십' 주목복지 강화에 힘주는 모습···"워킹맘 등 직원 소통↑"MZ 겨냥 홍보 전략 추진, 기존 이미지 탈피 움직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취임 3주년을 맞이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젊음'을 무기로 내세워,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과 기업 이미지 제고를 선도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발맞춘 복지 강화와 홍보 전략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직원 눈높이 소통 강화···여성 채용 비중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D현대그룹의 조선·정유 계열사들이 기존 딱딱하고 무거운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고 있다. 직원 눈높이에 맞춘 소통과 복지 강화로 새로운 조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 부회장은 2021년 10월 12일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지주)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직에 올랐다. 이후 약 2년 만인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200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그는 HD현대 경영지원실장, 선박·해양 영업본부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등을 지내며 그룹 내 주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정 부회장은 부임 직후부터 새로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평소 직원들과 직접 만나 소통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기업 내 제도 및 복지에 반영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말 도입한 '6개월 자녀 돌봄 휴직' 제도는 정 부회장이 워킹맘 직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눈 후, 애로사항 등 여러 피드백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채용 측면에선 여성 인재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남초 이미지'가 강했던 중후장대 조직 문화를 탈피해 조직의 다양성·포용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실제 2021년 9.6%였던 HD현대의 여성 채용 비율은 지난해 기준 16.8%까지 늘었으며, 회사는 오는 2030년 여성 채용 비율을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그룹 계열사 전반적으로 유연근무제를 확대 실시하는 등의 복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는 기존 정형화된 근무 제도에서 벗어나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최근 복지 차원에서 많은 기업들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추세다. HD현대 역시 시대 흐름에 발맞춰 근로 환경 변화를 꾀하려는 모습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최근 사내 직원과 소통을 강화하는 등 노력으로 조직문화 개선에 힘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 사로잡은 HD현대···'이미지 변신 ing'


그룹의 홍보 전략 측면에서도 한층 트렌디해졌다는 평가다. 기존과 달리 MZ 세대를 겨냥한 TV 광고나 홍보성 영상을 제작함에 따라 젊은 세대의 관심을 모으고 있어서다.

일례로 지난달 HD현대가 올린 신입사원 채용 유튜브 광고가 누적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 배우 유지태와 제국의아이들 출신 김동준이 채용공고 및 HD현대오일뱅크를 소개하며 'B급감성'을 풍기는 영상인데, 특히나 굴뚝 산업으로 불릴 정도로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한 정유사로는 이례적인 시도다.

앞서 HD현대는 지난해 9년 만에 TV 광고를 추진한 바 있다. 사명 변경 후 HD현대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취지인데, 이 같은 홍보 전략 역시 정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분위기 전환과 함께 인지도 등에 민감한 MZ 세대를 고려, TV 광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그 외에도 지난 5월 HD현대오일뱅크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웹드라마를 제작하기도 했다. 정유업계에서 가장 늦게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했으나, 트렌드에 맞는 참신한 콘텐츠 제공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22년 12월 말 글로벌R&D센터(GRC)에서 개최한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며 "일하고 싶은 회사,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의 그룹 조직문화 개선 의지에 따라 최근 들어 사내 분위기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여럿 나오고 있다. 오랜 기간 보수적이고 올드한 조직문화로 자리잡힌 조선·정유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본격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정 부회장의 이 같은 경영 행보를 발판으로 경영 시계 역시 한층 빨라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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