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텔, 퀄컴서 인수 타진설도2Q 순손실에 3Q도 기대치 하회할 듯두 기업 합병 시 '거대 공룡' 탄생 전망
25일 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퀄컴이 인텔에 최근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소문이 나온 배경은 현재 인텔이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인텔은 올해 2분기 16억1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부딪혔다. 올해 3분기 실적 역시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텔은 이에 인력 감축, 사업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인텔은 한때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으로 반도체 업종의 제왕으로 군림했었다. 영원할 줄만 알았던 '인텔 제국'이 무너지게 된 배경에는 AI 시대로의 전환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과 CEO에 엔지니어 출신 대신 재무·마케팅 출신이 들어서면서 반도체 경쟁력보다는 단기적 성과를 쫓았던 점이 꼽힌다.
결국 흔들리는 인텔을 두고 각종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퀄컴의 인텔 인수 타진이다. 현재 인텔의 기업 가치가 900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 시 역대급 기술 기업 합병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두 회사가 합쳐지려면 규제 당국의 반독점 심사 등 난관이 많다. 시장에서는 만일 두 회사의 합병이 추진되더라도 당장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된다면 파운드리의 경우 퀄컴이 일부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인텔로 옮길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TSMC라는 강력한 선택지가 있다는 측면에서 이 또한 국내에 미치는 파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도 "퀄컴이 인텔을 인수시 사업 포트폴리오가 대폭 확장되겠지만 사업을 어떤 방향성으로 가져갈지 아직은 알 수 없어 양사의 시너지를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차후 국내 반도체 기업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거대 반도체 업체인 퀄컴과 인텔이 합쳐지면 그야말로 '반도체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퀄컴이 인텔을 인수할 경우 종합 반도체 회사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며 "결국 거대 공룡이 하나 더 생기는 것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의 분사를 고려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며 업계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쉽사리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퀄컴이 인텔을 인수해 파운드리 부문을 키우거나 인텔이 사업재편 안으로 파운드리 부문 분사를 택한다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인텔은 차세대 파운드리 1.8나노(18A) 공정을 준비하는 등 잠재력이 있는 곳으로 퀄컴이 인수를 통해 파운드리를 키우게 되면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TSMC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인텔과 가까워지고 있는데, 이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파운드리 부문 분사라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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