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ED사업부 철수 예정네트워크 사업부도 재배치경쟁사들에 치여 위상 흔들
삼성전자 사업들의 현주소를 보면 이해가 간다. 부동의 1위였던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인공지능(AI)이 불러온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고 생활가전사업부(DA)는 LG전자의 아성을 좀처럼 깨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강점이었던 스마트폰 시장도 중국의 맹추격에 위태로운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기 사업부를 철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해당 인력들의 약 25%를 반도체로 전환 배치하는 등 인력을 재배치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LED 사업은 크게 ▲조명기기용 ▲TV용 ▲전장용 세 분야로 나뉜다. CSS사업팀은 2026년 상반기, ITC는 2026년 하반기, 전장은 2030년 등 이들 모두 순차적으로 철수하게 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삼성LED를 흡수합병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이같은 철수 결정을 하게 된 데는 중국 저가 공세 및 기존 업체들의 진입 장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LED 조명 사업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6월 통신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네트워크사업부 인력을 조정하기도 했다. 네트워크사업부의 국내 인력 4000여명 가운데 10%가량의 인원인 700여명을 타 사업 부서로 전환 배치한 것이다.
이 또한 해당 사업부의 성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작년 매출 3조78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9.7% 줄어든 규모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5G 장비 구축은 포화 상태지만 6G로의 전환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됐던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삼성전자가 DA사업부 저가 라인업을 손 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생활가전 제품들의 저가 라인업 일부를 정리하고 프리미엄 라인에 집중할 수도 있다는 게 주된 골자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DA사업부 역시 실적이 부진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AI가전으로 드라이브를 걸었음에도 성적에 크게 반영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DA사업부의 영업이익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이에 증권가 추정치로 살펴보면 올해 2분기 DA사업부는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전년 대비(증권가 추정치)로 58.2%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경쟁사인 LG전자는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더딘 수요 회복 등 녹록지 않은 업황에도 가전 구독 서비스 등 신성장동력원들을 내세우며 성장에 성공한 것이다.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부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3% 증가한 6944억원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나선 것은 '팔방미인' 면모를 뽐냈던 사업 경쟁력들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녹아들었다는 풀이다.
실제 그간 '초격차' 리더십을 이어왔던 반도체 부문과 스마트폰 부문도 최근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삼성전자는 급부상한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우위를 내줬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올 초 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4 시리즈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 1위 탈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작년 애플에 밀려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만들어낸 시장인 폴더블폰도 중국업체들의 매서운 추격에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 1위를 처음으로 내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는 사업 전방위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삼성전자는 저력이 있는 기업인 만큼 위상을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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