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로봇 모빌리티의 등장

등록 2026.06.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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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 내에서 쉽게 보는 일명 '로봇 팔'이 처음 등장한 때는 1961년이다. 미국의 발명가인 조지 찰스 데볼 주니어가 1954년 로봇 특허를 신청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물품을 이송하는 자동 장치에 '유니메이트(Unimate)'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점을 주목한 GM이 5가지 방향으로 움직임이 가능한 일명 로봇 팔을 공장에서 운용했는데, 뜨거운 쇳덩이를 옮기고 적재하는 위험한 작업을 인간 대신 수행했다.

로봇 팔은 그야말로 성공적으로 평가받았다. 수시로 발생하는 작업자의 안전 사고를 없앴고 피로도 등에 따른 작업 중단도 없었다. 소문을 듣고 포드와 크라이슬러 등도 경쟁적으로 유니메이트의 로봇 팔을 공장에서 도입하자 인간 작업 대비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미국에서 산업용 로봇 팔이 떠오르자 유럽에서도 로봇 팔 바람이 불었다. 전기화학 사업으로 출발한 독일의 쿠카(KUKA)가 1973년 자신들이 개발한 로봇 팔에 '파뮬러스'라는 이름을 붙였고 1970년대 후반부터 폭스바겐, 아우디 등의 용접 및 조립 라인에 대량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에 스웨덴과 스위스의 합작기업 ABB도 로봇 팔 경쟁에 가세했다. 유압 대신 컴퓨터 제어 방식으로 정밀도를 높였고 움직임도 부드러워 주로 연마, 절단, 가공물 작업에 투입됐다. 특히 ABB는 도장 로봇을 만들어 세계 자동차 시장을 장악했다. 1980년대에는 용접 로봇을 연이어 내놓으며 볼보와 BMW 등의 핵심 파트너가 됐다.

하지만 로봇 팔은 대부분 고정식이어서 할 수 있는 작업은 정해져 있다. 그러자 최근에는 고정식을 이동식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때 이동 방식은 사람과 같은 두 다리 걸음이다. 바퀴를 달 수도 있고 다리 숫자를 늘리거나 줄일 수도 있지만 형태적으로 사람의 모습을 따라가야 이질감이 없다.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1973년 일본 와세다대학교의 가토 이치로 교수팀이 만든 '와봇 1호(WABOT-1)'다. 물론 이전에도 형태적으로는 존재했지만 컴퓨터, 카메라, 다리 등을 모두 갖춘 '인간형 로봇'은 와봇 1호가 세계 최초다. 카메라와 소리 인식 센서를 달아 사물의 거리와 방향을 파악했다. 간단한 대화도 나눌 수 있었지만 지능은 18개월 어린 아이 수준에 머물렀다.

1984년 등장한 '와봇 2호(WABOT-2)'는 눈으로 음악 악보를 직접 읽었다. 손가락 제어로 전자 오르간을 정밀하게 연주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2000년에는 혼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를 내놓으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계단을 오르고 뛰거나 한 발로 점프도 했다. 넘어지려 하면 스스로 무게 중심을 계산해 균형을 잡았다.

진화하던 휴머노이드 로봇의 지능이 고도화되자 이제는 공장 곳곳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미국 스타트업 피규어AI의 로봇이 BMW 미국 공장 내 차체 판금 작업과 부품 이송을 담당하고 현대차 미국 공장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로봇이 투입됐다.

로봇이 진화하자 자율주행도 논쟁이다.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자율주행이 대부분이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을 드라이버(Driver)로 투입하자는 얘기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공간 활용성을 고려하면 굳이 인간 형태의 로봇을 운전석에 앉히지 않아도 되지만 오랜 시간 드라이버의 운전 서비스에 익숙한 탑승객이 적지 않아서다.

하지만 완벽한 이질감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1970년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는 '불쾌한 골짜기' 이론을 주장했다. 로봇에 대한 인간의 호감을 이론화했는데, 로봇이 사람을 전혀 닮지 않으면 호감이 상승하는 반면, 닮은 수준이 90%를 넘으면 호감도가 급락한다. 그래서 운전 로봇도 세련된 기계로 인식될 수 있도록 지나치게 인간을 닮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봇을 운전석에 앉히는 것과 아무도 없는 것, 어느 쪽이 보다 인간 친화적일지 아직은 모른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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