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억원 금융위원장 "중복상장 원칙금지 기조 정립"···주주가치 훼손 막는다

경제 경제정책

이억원 금융위원장 "중복상장 원칙금지 기조 정립"···주주가치 훼손 막는다

등록 2026.04.16 10:00

수정 2026.04.16 10:30

박경보

  기자

중복상장 관행 여전···주요국 대비 비율 높아원칙금지·예외허용 도입···이사회 책임도 강화엄격한 사전심사 예고···소액주주 보호에 방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중복상장에 대해 엄정하고 합리적인 심사기준을 도입해 원칙금지·예외허용 기조를 정립해 나가기로 했다. 향후 엄격한 사전심사와 이사회 책임 강화 등을 통해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6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 세미나' 축사를 통해 "중복상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오랜 과제이자 도약의 걸림돌"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영미권에선 모회사만 상장하는 게 보편적이며 이는 법적 규제가 아니라 소액주주와의 이해상충 및 이사 책임에 대한 자율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기업 가치가 이중으로 산정돼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 합의와 자기절제가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중복상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일본 등도 과거에는 중복상장이 널리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엄격한 심사와 공시 강화로 제한하는 추세"라며 "중복상장은 주주가치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중복상장이 관행적으로 이뤄졌고 시가총액 기준 비율도 주요국 대비 높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국내에서 지배주주가 실질적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사업부문과 계열사를 확대하는 수단으로 중복상장을 이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상속 문제 등으로 모회사 주가를 낮추려는 유인도 존재해 주가 디스카운트 부담 없이 선택될 수 있었다는 진단이다.

정책 방향으로는 전면 금지 대신 엄격한 심사체계 도입이 제시됐다. 이 위원장은 "중복상장은 자금조달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어 원천 금지 대상은 아니지만 남용을 막기 위한 규율이 필요하다"며 "원칙금지·예외허용 기조를 정립하고 공정한 상장인지 여부를 엄격히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체 주주에게 공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상장인지, 상장 이익이 소수에 집중되는 비대칭 구조인지 등을 기준으로 심사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이사회 책임 강화도 제도 개선의 핵심으로 꼽혔다. 이 위원장은 "모회사 이사회가 중복상장이 주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보호방안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도록 하겠다"며 "세부 기준과 절차는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모범사례를 축적해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고 예측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은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졌고 일반주주는 더 이상 침묵하는 다수가 아니다"라며 "세 차례 상법 개정으로 이사는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복상장 원칙금지는 새로 도입된 주주 충실의무를 상장제도에 적용하는 것"이라며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기업은 주주를 단순한 자금조달처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며 "투자자 보호와 성장성 평가 기준 등 제도 설계 과정에서 풍부한 제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