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예정자산, 작년 말 대비 3배 증가쏘카 지분, 렌터카사업 양도 등 포함자산 확보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SK그룹의 매각예정자산은 4조5521억원이다.
해당 매각예정자산에는 쏘카 지분 전량 매각, SK네트웍스 렌터카사업부문 양도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는 지난해 말 매각예정자산이 1조3471억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3배 이상에 달한다.
그간 SK그룹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외형성장을 해왔다. 그 결과 계열사만 219개에 달한다. 이는 삼성(63개), 현대차(70개), LG(60개) 등보다도 월등히 많다. SK그룹은 이에 질적 성장에 집중하고자 올해 그룹 사업을 점검하고 최적화하는 리밸런싱 작업에 돌입했던 바 있다.
가장 큰 변화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건이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 이미 임시주총에서 합병 계약 체결 승인 안건은 통과했다. 마지막 관문인 '주식매수청구권'도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합병에 반대한 일반 주주 및 국면연금(2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은 이달 19일까지로 행사 규모에 따라 행방이 갈릴 수 있지만 최종 행사 규모는 33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SK이노베이션이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로 설정했던 금액은 8000억원이다.
이밖에도 지난 8월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100%를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200억원에 매각했다. 다음 달에는 SK에코플랜트가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 주식 922만3555주(지분 7.7%)를 사모펀드인 SKS프라이빗에쿼티에 9823만달러(약 1316억원)에 매각했다. SK그룹도 지난달 베트남 유통기업 마산그룹의 자회사 원커머스 지분 7.1%를 약 2700억원에 매각했다.
SK그룹은 알짜 계열사에 대한 매각 카드도 만지작 거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SK스페셜티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곳이다. 해당 회사는 주력인 삼불화질소(NF3)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예상 매각가는 3~4조원에 달한다. 더불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SK엔펄스 등에 대한 매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SK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종속회사수도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종속회사수는 667개로 올초 716개 대비 6.8%가량 줄었다. SK그룹이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 중인 만큼 이같은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또한 임원수를 축소하는 등 조직도 타이트하게 운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올해 속도감 있는 리밸런싱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겠지만 대형 건들은 올해 안에 어느정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각 절차들이 순항하게 된다면 SK그룹 입장에서는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 등 매각을 통해 약 12조원 규모의 부채를 일정부분 해소하거나 투자 자산으로 활용하는 등 실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은 중복되는 투자·사업으로 인한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통폐합을 통해 핵심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올해 들어 전면적인 리밸런싱 작업에 돌입했다"며 "계획대로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풍부한 현금 유입으로 지주회사 SK 및 관련 계열회사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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