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1분기 실적 흑자···철강3사는 악화2022년 실적과 상반돼···"경기 침체 영향↑"조선업 전망 '밝음', 철강업 여전히 '불투명'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올 1분기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동반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반면 국내 철강 3사(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동국제강)는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악화된 실적을 나타냈다.
국내 조선 3사 업체별로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매출 5조5156억원, 영업이익 16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자회사 HD현대중공업도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2조98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 고배를 마셨던 한화오션도 이번 분기에서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1분기 매출 2조2836억원과 영업이익 529억원, 당기순이익 5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6% 증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매출 2조3478억원과 영업이익 779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94.4%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로써 조선3사는 2011년 이후 13년만에 동반 흑자를 거뒀다.
철강 3사 성적표엔 '먹구름'이 꼈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매출 18조520억원, 영업이익 5830억원을 기록했고 현대제철은 매출 5조9478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냈다. 양사 모두 매출·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축소됐다. 동국제강도 매출 9273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4%, 33.1% 하락했다.
이번 조선·철강업 실적은 2022년 1분기 실적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당시 조선3사는 수주 랠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가격 급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에서 줄적자를 냈다. 반면, 철강 3사는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경기가 회복하고, 원료탄·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반영시키는 등 영향에 힙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조선·철강업계 사정이 2년 만에 완전히 뒤집힌 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작용이 크다. 국내 철강업계는 고환율·고유가·고금리 등 경기 침체 여파를 고스란히 맞아 철강 제품 수요 둔화로 인한 실적 악화에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중국 부동산 시장도 침체기에 빠지며 철강 수요는 더욱 부진의 늪으로 들어갔다.
다만 이러한 불안정한 대내외 변수에도 조선업계는 좋은 실적을 거뒀다.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이익구조를 개선했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조선업계 내 호재로 작용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두 업계의 올해 실적 전망도 엇갈린다. 우선 철강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철강 수요 둔화가 지속될 거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는 지난해 수준에서 정체될 것"이라면서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수요 정체 장기화가 예상돼, 철강 업황에 대한 기대감은 낮출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조선업계 실적 전망은 밝다. 고부가가치 선박이 대거 포진한 2022년 이후 수주 건들의 납기 일정이 가까워졌을 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이어진 수주 증가 추세가 실적으로 본격 반영되고 있는 이유에서다.
또한 올해 조선 3사는 LNG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릴레이를 펼치고 있는데, 통상 수주 계약부터 선박 인도까지 약 3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실적은 당분간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조선사마다 적자 호선이 지난해 40%에서 절반 이하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라며 "환율·유가 등 대외 환경도 긍정적이라 안정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현재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상반기 후판 가격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는 원가 부담 등으로 후판값을 인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조선업계는 철광성 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후판값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후판값 협상 결과가 각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두 업계의 첨예한 대립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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