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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뚜렷해진 정의선의 성과주의 "검증된 리더, 무조건 우대"

산업 재계

뚜렷해진 정의선의 성과주의 "검증된 리더, 무조건 우대"

등록 2024.11.15 18:03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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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무뇨스·최준영 등 성과 중심 승진 인사 단행전문성 검증된 임원, 계열사 살릴 구원투수로 급파"내부 역량 결집 통해 경영 불확실성 타개에 전력"

뚜렷해진 정의선의 성과주의 "검증된 리더, 무조건 우대" 기사의 사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단행한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드러난 최대의 특징은 역시나 성과주의였다. 만족할 만한 경영 성과를 낸 임원은 후한 승진 인사로 반드시 보답한다는 원칙을 이번 인사에서도 또 다시 증명했다.

아울러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경영 여건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쟁이 뜨거운 시장에 대해서는 최대한 변화의 폭을 줄여간 것도 눈여겨볼 만한 점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5일 연말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결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지난 2022년 이후 유명무실해졌던 부회장단이 사실상 다시 부활했다. 아울러 외국인 사장을 경영 전면에 기용한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그룹 내 대표적 '기획통'인 장재훈 사장을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시킨 것은 그가 그동안 보여준 혁신 성과와 우수한 위기 대응 능력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장 부회장은 지원 부서에 있을 때 보수적으로 지적됐던 현대차의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하는 성과를 냈고 2019년부터 국내사업본부장과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을 견인한 역할을 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시장 불황과 대내외 불확실성 증폭에도 안정된 경영 성과를 창출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올해 현대차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이나 수소 관련 사업 등 그가 지속한 공격적 경영 기조가 그를 그룹의 2인자로 이끈 셈이 됐다.

다른 사장 승진자들도 대부분 그동안의 위치에서 거둔 우수한 성과가 승진의 배경이 됐다. 현대차 창사 후 첫 외국인 CEO라는 기록을 쓴 호세 무뇨스 사장은 우수한 글로벌 판매 성과가 인사 보상으로 돌아왔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의 전체 판매량 중 해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해외 판매 성과가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셈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었는데 이 사업을 총괄했던 사람이 무뇨스 사장이다.

해외에서 우수한 판매 성과를 거둔 무뇨스 사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국내 사업에서도 탄탄한 영업 능력을 뽐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준 셈이라고 해석할 만하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초 정식 취임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은 미국 자동차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라는 정 회장의 의중도 엿볼 수 있다.

최준영 기아 사장도 그동안의 성과를 높이 평가받은 덕에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 대상에 포함됐다. 국내 생산 업무를 총괄해온 최 사장은 4년 연속 국내 공장의 무분규 임금 교섭을 마무리하며 탁월한 노사 관계 조정 능력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브랜드 위상을 알리는 KBO 리그 기아 타이거즈 야구단 운영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기아 타이거즈는 올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며 통산 12번째 우승이라는 성과를 올렸는데 최 사장은 타이거즈 야구단 운영을 총괄하는 사장직을 겸직한 바 있다.

여기에 물류와 해운 사업의 호조로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쓴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전반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임원들을 승진 대상자로 포함시켰다.

아울러 그동안 전문성이 돋보였던 임원을 구원투수형 CEO로 보낸 인사도 나왔다. 기아에서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긴 주우정 사장이 대표적이다.

현대제철과 기아에서 오랫동안 재무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등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명망이 높은 주 사장은 부동산 경기 불황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리 위기로 재무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곳간과 조직을 정상화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여건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내부 핵심 역량을 결집하고자 성과가 우수한 임원들을 우대하는 성과주의 기조를 지속했다"며 "특히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리더를 계열사 대표로 내정한 것 역시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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