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에 관리·감독할 권한 부여해야"···시스템 개선 필요"지자체 인력부족 현실···중개사가 재산권 등 공적역할 해야""전문성 강화 위해 교육 시간 늘리고 중개사 세분화 추진"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취임 이후 임의단체로 규정돼 있는 협회의 지위를 '법정단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협회장은 장기적으로 국민 재산권 보호와 부동산 유통시장 건전화라는 공익적 역할을 하는데 '법정단체화'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 협회장은 10일 서울 봉천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기자와 만나 "협회의 법정단체화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변호사 등 다른 전문 직역처럼 중개사들의 협회 가입을 의무화하고 윤리강령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특히 이 협회장은 협회에서 중개사들을 감독할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불법거래의 단속 권한이 국토교통부와 지자체에만 있는데, 담당 공무원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단속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협회장은 "지금 지자체가 중개시장의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사기 등의 문제는 앞으로도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회가 공인중개사를 대표하는 유일한 조직임에도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 부동산 매매의 35%는 컨설팅회사 등 무등록 중개인을 통해 진행된다"고 말했다. 서울 화곡동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등 대부분 중개 거래 범죄가 이 같은 무등록 업자를 통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제재 방법은 공제 가입 거부가 유일한데 이마저도 협회를 탈퇴하고 서울보증보험에 가입하면 활동할 수 있어 무의미하다"며 "협회가 국민에게 좋은 중개서비스를 제공하고 재산권을 보호하는 등 공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제와 시스템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그는 시장 상황은 현장 공인중개사가 가장 잘 안다는 입장이다. 협회가 법정 단체가 돼 지도 권한을 갖게 되면 무등록 중개업자 상황을 파악한 뒤 지자체에 고발 의뢰할 수 있다.
이 협회장은 "지금 우리 모두는 엄중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중개시장 현장에서의 잘못된 관행도 과감히 도려내고 업무방식도 혁신적으로 바꾸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 시기에 서있다"며 "법정단체화를 통해 중개사협회가 전문가 집단으로 발전을 하고 감시 인원이 늘면 불법거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과 실무를 알아가는 부분은 전혀 다르다"며 "1년에 교육하는 시간을 늘리고 윤리강령을 넣어 자격사로 시장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협회는 한방 정보망시스템을 통해 국민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협회장은 "현재 나이스신용평가와 업무협약을 맺어 임대인 동의를 받아 임대인 신용조회를 해서 체납정보를 임차인에 제공하고 있고, 체크리스트를 통해 임차인과 임대인 서로에게 계약을 상기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르면 올해 연말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방 정보망시스템에 매물과 시세정보 등을 올려 지난 정보가 아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며 "현재 용역을 맡긴 상태라 올해 연말쯤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협회장은 "현재 협회에서 주거용 전문, 상업용 업무, 토지 및 공장 등 세분화해 자격사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 고 있다"면서 "전문가적 소양과 능력을 갖춰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들은 일부에 불과한데 전체 중개업계 이미지가 훼손되는 점은 안타깝다고 했다. 이 협회장은 "우선 심려를 끼쳐 사죄를 드린다"면서 "1%도 안되는 인원들로 인해 나머지 협회 회원들이 전세 사기꾼으로 치부 받고, 피해받는 모습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주변에 있는 공인중개사 중에는 30년 이상 우리나라 부동산 중개 시장을 꿋꿋이 지켜온 사람들이 많다. 협회 차원에서도 자정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믿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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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seo6100@newsway.co.kr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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