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선택적 참여라더니"···증권업계 '사실상 강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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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참여라더니"···증권업계 '사실상 강제' 반발

등록 2026.03.29 08:13

문혜진

  기자

프리·애프터로 거래 체계 변화참여 여부와 무관한 전산 구축기준 미정 속 추가 비용 우려

그래픽=홍연택그래픽=홍연택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주식 거래시간 연장 방안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사실상 '강제 도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투자 여력과 관계없이 프리·애프터마켓 시행 일정을 따라갈 수 밖에 없어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도 도입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주문 처리 규칙 전반을 바꾸는 수준의 시스템 개편을 요구받고 있다. 우선 투자자의 주문을 거래소로 전달할 때 식별 꼬리표(보드 ID)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 이전에는 '삼성전자 100주 매수'처럼 종목과 수량 중심 정보를 보냈지만, 앞으로는 프리·정규·애프터마켓을 구분하는 내용도 추가해야 한다. 시장과 시간대에 따라 주문이 유지되거나 끊기는 방식이 달라지게 돼 이를 연계한 시스템 수정도 필요하다.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정상 체결이 이뤄지지 않거나 정규장 기능에 영향이 생길 수 있어 연장 거래에 불참하더라도 시스템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테스트와 장애 대응까지 고려하면 개발 범위가 넓어 규모가 작은 증권사일수록 비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세부 규정이 확정되지 않고 시스템 구축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소다. 주문 처리 방식이나 기준 등 일부 내용이 아직 조율 중인데도 일정이 먼저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나중에 논의가 더 진행되거나 내용이 바뀌면 다시 개발을 해야 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인프라 안정성을 갖추지 못한 채 서둘러 제도를 추진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거래소는 올초 자전거래 방지 기능(SMP)을 적용하지 않고, 위험 관리를 우선 개별 참가자에게 맡기는 방식을 검토했다가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MP는 동일 주체의 매수·매도 주문이 서로 체결되는 것을 막는 시장 감시 장치로, 정규장에서는 이미 작동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거래소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시행을 9월로 미루고 모의시장 운영 기간을 늘려 시간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 얘기는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갑자기 나온 이야기"라며 "거래소가 제도 추진 자체에만 매달려 실무적 측면이 충분히 논의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초 진행한 설명회에서도 '강제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며 "준비 상태와 별개로 추진 방식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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