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 제품 공습···대한국 순 수출액 32%↑국내 철강 3사, 경쟁력 유지 위한 대응책 모색"공급과잉·관세 규제 지속 시, 국내 수출 제한돼"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21일 '중국 공급과잉에 대한 주요국 대응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의 철강 생산 설비 규모는 2014년 이후 감소 추세지만 가동률은 오히려 증가해 철강 생산량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글로벌 최대 철강 생산국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내수 시장이 침체되면서 제품 공급초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잉여 생산분을 수출로 해외로 밀어내는 상황이다.
실제 중국의 철강 순 수출은 지난해 341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4년 최대치를 기록한 343억달러에 근접하는 수치다. 여기에 중국의 대한국 순 수출액 또한 2022년 28억달러에서 지난해 37억달러로 32% 정도 뛰었다.
문제는 중국발 과잉 공급이 글로벌 철강 시장 내 혼란을 야기하면서, 국내 기업의 시장 경쟁력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후판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1톤(t) 당 80만원 후반 대로 국내 후판 유통가와 10~15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조선사 등 후판 제품이 있어야 하는 주요 고객사들은 값싼 중국산 제품을 선호하게 되고,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더욱 상실해 가는 위기에 처해있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각자만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저탄소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로를 활용한 저탄소 생산 체제를 갖춰 고급 강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한 설비 투자를 추진 중이며, 지난 2월 광양에 연산 250만톤(t)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착공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목표다.
현대제철은 신사업을 확대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인도법인 푸네 공장에 연간 23만t 철강재를 공급할 수 있는 스틸서비스센터(SSC)를 건설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제철 전기차 전용 강판 공장도 오는 9월 가동을 앞두고 있다.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등 고부가 특수 제품을 주력으로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에서는 저비용 고효율 생산체계를 구축해 비용을 절감하고,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제품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추진하는 등 경쟁 우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해외 주요국들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칼을 빼 들었다. 미국은 무역법 310조를 앞세워 중국산 핵심 산업 제품을 대상으로 관세 인상 계획을 밝혔고, EU는 공급과잉의 원인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있다면서 전기차·태양광·풍력터빈에 대한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중국발 공급 과잉과 이에 맞선 주요국들의 자국 산업 보호조치가 지속될 경우, 공급망 전반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시각도 존재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한 주요국의 자국 산업 보호조치가 지속되면 국내 기업이 수출할 수 있는 물량에 제한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의 경우 현 사안에 대한 대응책이 뚜렷하지 않아 정부의 대책 마련 및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철강 시장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철강 시장 구조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 차원에서 수입 관련 모니터링 강화하고 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공급과잉으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 여부를 먼저 파악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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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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