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 참여···1500억원 투자우선매수청구권 확보···경영권·투자 지속성 확보로 불확실성 해소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에어인천 대주주 펀드 '소시어스 제5호 PEF'에 1500억원을 출자한다. 최다출자자인 인화정공에 이어 소시어스 제5호 PEF 2대 출자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번 투자에 따른 지분비율은 34.9%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상에 집중하던 글로벌 포워딩 역량을 항공으로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넓혀 기업가치 향상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시어스는 에어인천의 지배주주다. 앞서 지난 7일 에어인천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운송 사업 인수를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매출 규모가 영세한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는 것은 그야말로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제선에서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소송량 격차는 14배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이 27만7489톤을 실어 나르는 동안 에어인천의 수송량은 1만9560톤으로 점유율은 2% 남짓에 불과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APU)는 임금, 복지, 고용안정 등을 이유로 에어인천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반대하면서 난항이 예고됐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양사 기업결합 승인의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매각을 제시한 만큼 통합 에어인천이 출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합병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조는 최근 EC와의 면담에서 에어인천의 화물사업 인수자 적합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으며, 매각이 진행될 경우 집단 사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APU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분리매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이라는 소규모 화물항공사를 선정했다"며 "향후 경쟁이 될 수 없는 항공사를 선택함으로써 EC의 인수합병 승인 조건을 형식적으로 이행한 뒤, 추후 화물 부문을 독식하기 위한 포석을 깔아둔 것으로 풀이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에 종합물류기업이자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의 안정적인 서포트로 에어인천의 인수 플랜은 순항할 것이라는 기대가 흘러나온다. 규모 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에어인천이 대기업의 지원사격을 통해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글로비스가 이번 거래를 통해 통합 에어인천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까지 확보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향후 통합 에어인천의 경영권 확보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추후 에어인천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될 수 있어 노조의 반발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글로비스 덕분에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EC의 승인이 완료되면 10월쯤 미 경쟁당국인 법무부(DOJ) 승인을 받고 연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절차를 끝낼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기존의 경쟁 환경을 유지하는 한편 국가기간 산업인 항공화물 산업의 성장을 위해 모든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졌다"며 "유연한 협의를 통해 조속히 매각 절차를 끝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신주 인수 계약 거래를 끝내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