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과정서 주주가치 제고 필요성 대두···중간배당 공약창사 이래 첫 '199억원' 중간배당···"조현범 회장의 의지 반영된 것"여전한 경영권 갈등 불씨···계열사 부당 지원, 횡령·배임 '사법 리스크'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2024년 중간 배당금으로 주당 210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안건을 결의했다. 총배당 규모는 약 198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결산 배당금의 30% 수준이다.
이번 중간배당을 두고 한국앤컴퍼니는 "평소 주주 극대화를 강조해 온 조현범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정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한국앤컴퍼니가 주주 친화 전략을 강화하면서 유독 조 회장을 앞세운 이유는 '경영권'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차녀 조희원 씨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조 회장 측과 지분 경쟁을 벌였다. '2차 형제의 난'은 압도적인 지분 42.03%를 확보한 조현범 회장의 승리로 18일 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동안 소홀했던 주주가치 제고 필요성이 대두됐다. 오너 일가의 내홍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주주들의 피해가 커지자 주주 반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조현범 회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전략이나 제도를 재검토 해야 할 것 같다"며 "특히 IR 측면에서 소통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조 회장은 주주환원책의 일환으로 중간배당을 공약한 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실시 조항 내용이 반영된 정관 변경 안건을 결의했다.
한국앤컴퍼니는 이번 중간배당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당근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끝나지 않은 형제의 난과 사법리스크 속에서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한차례 기업의 가치가 아닌 오너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요동친 만큼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자칫 조 회장에게 불리한 판결이 내려질 경우 주주들의 거센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제3, 4의 형제의 난이 재발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의식한 듯 조 회장은 2012년 지주체제 전환 후 줄곧 유지하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등기임원직을 10여년 만에 스스로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기업가치 부양책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고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현범 회장으로서는 오너일가의 잇단 악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주주들을 위한 추가적인 보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발맞춘 조현범 회장의 강력한 주주환원 의지가 경영권 굳히기의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된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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