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비만약 필요성 언급···한미약품 '근손실' 없는 후보물질 보유세미엔추크 사장 "혁신할수록 좋아"···신약개발 생태계 참여 가능성 시사디지털헬스케어 협업 가능성도, '위고비' 출시 기대감 언급
노보노디스크 한국법인(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사장은 4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노보노디스크 파트너링 데이 2024' 미디어세션에서 "현재 한국 비만 치료제 개발 상황은 흥미진진하다. 한국 비만 환자들은 많은 솔루션을 필요로 하고, 훌륭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며 "다른 비만치료제 연구개발사가 있다는 건 한국에게도, 우리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 이유로 파트너링 기회를 모색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 파트너링 및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으로, 올해는 '위고비' 신화를 쓴 노보노디스크, 투자회사 노보홀딩스 등과 함께 했다.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는 15% 이상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다. 당초 지난 2017년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이란 이름의 제2형 당뇨 치료제로 먼저 허가받았으나 뛰어난 체중감량 효과로 인해 지난 2021년 6월 비만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 1(GLP-1) 계열의 약물이다. 인크레틴 호르몬 GLP-1과 유사한 작용을 하며 체내 인슐린 합성 및 분비, 혈당량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한다.
노보노디스크는 인크레틴 계열 외 다른 타깃으로도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대부분의 개발 약물들이 인크레틴 계열이고, 이것만으로는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노보노디스크는 '근육 손실 없이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방향의 연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토마스 랜드 노보 노디스크 사업개발부 선임 과학자는 이날 미디어세션 전 열린 심포지엄에서 "비만은 전인적 관리가 필요한 복잡한 질환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더 건강하게 체중감량을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근육을 유지하면서 체중을 감량해주고, 동반질환도 같이 치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로 노보노디스크는 차세대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국내 제약사들과의 협업 및 경쟁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차세대 비만치료제 'HM15275'는 GLP-1와 함께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 등 각각의 수용체 작용을 최적화해 비만 치료에 특화한 삼중작용제 다. 특히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약물로 각광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투약 편의성을 높인 장기지속형 주사제, 성장분화인자15(GDF15) 계열의 비만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사샤 세미엔추크 사장은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사들과의 협의 계획 여부에 대해 "사전 논의나 협의가 있었다고 해도 대외비 사항이라 코멘트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며 "개인적으로 제약산업에 경쟁은 없다고 생각한다. 제약산업에서 중요한건 혁신을 통해 환자를 돕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혁신할수록 좋다. 노보노디스크는 비만 영역에서 20년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고 광범위한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GLP-1 외 다른 타깃 약물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회사도 새로운 비만 치료제 개발에 참여한다면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보노디스크는 한국 신약개발 생태계 참여 가능성도 언급했다.
존 맥도날드 노보노디스크 글로벌사업개발부 및 인수합병(M&A) 부사장은 글로벌 제약사로서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장 국내에 인큐베이터를 출범시킬 계획은 없다"면서도 "노보노디스크와 같은 기업이 국내 신약 개발 생태계에 참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은 느끼고 있다. 생태계 조성 또는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고민해보겠다"고 전했다.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업계와의 협업 가능성도 말했다. 현재 노보노디스크는 카카오헬스케어의 혈당 관리 솔루션 '파스타'에 쓰이는 인슐린 펜과 호환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사샤 세미엔추크 사장은 "현재 카카오헬스케어와 하고 있는 협업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만성질환은 약물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혁신 신약과 시너지가 더해지면 1+1이 2가 되는게 아니라 3이 되는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 이유로 다른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부분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디지털헬스케어나 인공지능(AI) 기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발전하고 있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이 협업에 많은 기업이 참여하길 바란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공개는 못하지만 "일상적인 삶을 증진시킨다는 점에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사샤 세미엔추크 사장은 국내 시장에 '위고비'의 조속한 출시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고비는 지난 4월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고 있다.
그는 '한국이 위고비 출시 순위에서 밀리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오히려 반대"라며 "한국은 위고비 출시에 있어 높은 순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비만율은 38%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미충족 수요가 크기 때문에 조만간 출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기한 '주사침 공급 중단 사건'에 대해 "부정확한 사실이 있다"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현재 공정위는 지난 2022년 노보노디스크의 자사 제품 전용 주사침 '노보파인 플러스'의 공급이 돌연 중단된 이유가 당뇨 치료제 '오젬픽'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고의적 행위였다고 보고 제제 여부를 논의 중이다.
세미엔추크 사장은 "아직 공정위의 최종 판단이 내려진 부분도 아니고, 알려진 내용에 대해서도 부정확한 사실이 있어 정정할 계획이다"며 "이를 위해 공정위와 논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sui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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