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7.2로 10월보다 0.9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이 비관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게 만들려는 노력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데요.
티몬은 '만원의 행복'을 타이틀로 내세운 초저가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타이틀에 걸맞게 해당 코너에는 2350원부터 1만원까지 만원짜리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준비돼 있습니다.
11번가는 티몬보다 100원 저렴한 9900원을 내세웠습니다. '9900원샵' 코너에는 3900원, 6900원, 9900원 등 가격대별로 상품이 구성돼 있지요.
인터파크쇼핑의 경우 티몬이나 11번가와 같이 가격대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최저가를 지향하는 상품만 모아놓은 '아이팝' 코너를 열었습니다.
고물가로 고통 받던 소비자들은 티몬과 11번가의 초저가 코너에 큰 호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데일리안의 보도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25일까지 티몬의 '만원의 행복' 기획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98% 올랐습니다. 11번가의 '9900원샵'은 11월 매출액이 10월보다 약 3.5배 증가했습니다. '아이팝' 코너의 11월 매출은 8월 대비 134% 늘었지요.
반품, 재고, 중고 상품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내세우는 곳들도 있습니다.
쿠팡은 자사에서 판매됐다가 반품된 상품을 직접 검수한 뒤 싼 가격으로 제공하는 '반품마켓'을 운영 중입니다.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는 재고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리씽크' 쇼핑몰이 문을 열었고, 롯데마트 광주 월드컵점에는 가전과 가구를 할인가에 판매하는 리퍼브숍이 입점했습니다. 중고 명품을 거래하는 '구구스' 매장을 품은 백화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초저가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다이소의 매출은 고물가의 영향으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다이소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9457억원으로 2021년보다 13.1% 오른 바 있는데요. 올해에는 이미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저가 상품과 할인 코너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허리띠를 졸라맨 사람이 많다는 의미일 텐데요.
매출이 올라간 업체에게는 좋은 일이겠지만, 합리적인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기엔 고물가 현실이 너무나 힘겨울 따름입니다.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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