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기 상품보다 금리 앞서는 '역전 현상'고금리 장기화에 높은 이자 바라는 고객과만기 도래한 자금 재예치 위한 은행 전략
26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KB 스타 정기예금'의 6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는 연 4.08%(최고 우대금리 기준)로 1년 만기 상품(연 4.05%)보다 0.03%포인트 높다.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 II' 6개월 최고금리는 4.05%로 12개월 최고금리(3.95%) 보다도 0.1%포인트 높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코드K' 정기예금의 만기 6개월 미만 상품 금리를 인상했다. 1개월 0.2%포인트, 3개월 0.3%포인트, 6개월 0.1%포인트 등으로 세분화해 금리를 조정했다.
장단기 상품의 금리가 역전된 것인데 배경에는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깔려있다. 통상 만기 기간이 길수록 높은 금리가 책정되지만 최근의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하고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을 시사하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전망이 힘을 잃었다. 그러면서 내년까지 고금리가 이어지게 되면 예·적금 금리 역시 더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자 금융 소비자들은 장기 상품에 돈을 묶어두는 것보다 고금리 단기 상품을 찾는 모습이다. 연말까지 시장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5% 상품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고금리 예‧적금 상품 만기가 도래하기 시작하면서 은행들의 재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고객들을 고금리 단기 상품으로 잡아두겠단 전략이다. 여기에 6개월 만기 상품과 1년 만기 상품으로 만기 시기를 조정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지난해와 같이 만기 도래가 일제히 이뤄지면 수신 경쟁을 매년 되풀이해야 하는데 6개월 단기 상품을 통해 이를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만기가 짧은 은행채 금리가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은행의 채권발행이 늘자 은행채 6개월물의 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채 1년물과 6개월물의 금리 격차가 축소됐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에서도 장단기 금리 역전 상품이 등장했다. 대부분 예·적금 상품이 12개월 만기 상품 금리가 높지만 아산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만기 6개월(연 4.51%) 상품이 만기 1년(연 4.31%) 상품을 0.2%포인트 높게 책정돼 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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