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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보험회계기준 대수술에···보험업계 "타격 크다" 한 목소리

금융 보험 보험개혁회의 6개월

보험회계기준 대수술에···보험업계 "타격 크다" 한 목소리

등록 2024.11.07 13:27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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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모형 보수적으로 설정하고할인율 현실화는 단계적으로···CSM·K-ICS 줄줄이 하락업계 "무·저해지 보험 사라질 것···자본 확충 부담 가중"

보험회계기준 대수술에···보험업계 "타격 크다" 한 목소리 기사의 사진

금융당국이 4차 보험개혁회의에서 새 회계제도(IFRS17) 주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보험부채 할인율 등을 손보기로 결정하며 보험업계에는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무·저해지 상품과 관련한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당국이 제시한 방안을 적용하면 당장 수익성과 건전성 하락이 불가피해져 셈법이 복잡해졌다.

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IFRS17 주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및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연착륙 방안을 발표했다. 무·저해지상품 납입완료 시점 해지율 가정을 0.1%로, 단기납종신의 해지율을 최소 30% 이상으로 설정하는 것이 골자다. 보험부채 할인율은 최종관찰만기 30년 적용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무·저해지상품은 납입 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이다. 이런 특성으로 해지율은 낮을 것으로 예상되나, 경험통계 부재를 이유로 완납 직전까지 높은 해지를 가정하는 문제가 있었다. 무·저해지상품에 높은 해지율을 가정한다면,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돈은 없이 받는 돈이 늘어나게 된다. 높은 해지율 가정 시 보험사의 수익성이 증대되는 이유다.

이런 가정을 전제로 무·저해지상품의 수익성이 산출되며 '상품 쏠림현상'이 심화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무·저해지상품 신계약 비중은 보장성 초회보험료 기준 ▲2018년 11.4% ▲2021년 30.4% ▲2023년 47% ▲2024년 상반기 63.8%로 늘었다.

금융당국은 완납시점 해지율이 0% 수렴하는 모형 중 로그-선형모형을 원칙모형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보험사가 경험통계 등 특수성이 있다면 선형-로그모형(완납시점 수렴점 0%), 로그-로그모형(완납시점 수렴점 0.1%)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원칙모형이 아닌 모형을 적용할 경우 근거와 원칙모형과의 차이를 상세히 공시토록 했다.

금융감독원은 예외모형을 선택한 모든 회사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계리법인에 대해서도 감리근거를 신설해 외부검증의 적정성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예외모형 적용을 허용하면서 일부 보험사들은 계리법인에 접촉해 예외모형 적용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원칙모형 대비 해지율이 덜 엄격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보험사들이 예외모형을 적용할 가능성은 적을 것이란 게 금융당국 의견이다.

이태기 금융감독원 보험리스크관리국장은 "예외모형을 적용하려면 상품이나 계약자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상당히 보여줘야 하고, 계리법인 검증을 통해서 합리성을 입증받아야 한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예외모형을 적용하는 데 굉장한 노력과 부담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많은 보험사가 예외모형을 가져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을 낮게 잡으면 보험료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고영호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해지율을 중립적으로 잡으면 보험료가 오를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마진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신계약을 확대하겠다는 경쟁이 있다면 사실 그 부분(보험료 인상)이 일률적으로 통째로 반영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해지율 문제는 경험통계가 쌓이기 전까지의 단기 문제"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보험사들이 결국 무·저해지상품을 더 이상 판매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저해지상품의 보험료를 올리면 유해지상품 대비 저렴하다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방안대로 해지율을 가정하면 보험계약마진(CSM)이 줄어든다"며 "상품 수익성이 떨어지는데 리스크량 증가로 요구 자본도 많이 쌓아야 하니 결국 보험사들이 무·저해지상품을 점점 팔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할인율의 경우 IFRS17 안정적 정착을 위해 지난해 8월 할인율 단계적 현실화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내년 최종관찰만기의 확대(현행 20년→30년)가 계획됐으나, 최근 시장금리 하락으로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상회하는 재무영향이 발생해 속도 조절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최종관찰만기를 30년으로 확대하되 3년간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며 금리 상황에 따른 시행여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업권 전반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의 재무영향평가 시행 결과 국고채 10년물 금리 3.0%(10월 말 3.10%) 기준 보험업권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6월 말(217.3%) 대비 약 20%포인트(p) 내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개별 회사에 대한 영향은 기존 경과조치에 포함해 수용성을 높일 예정이다. 킥스 비율 변동은 올해 말 일시 반영되는 것은 아니며 최종관찰만기 확대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부채 산출을 위한 할인율을 30년까지 늘리면 부채시가평가액이 늘어나 보유 CSM이 줄어들게 돼 굉장히 보수적으로 산출될 것"이라며 "현재 킥스가 150% 근처인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 부담으로 상당히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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