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31일 이사회···조 행장 연임여부 결론에 주목우리은행 호실적에도 '시중은행 1등 목표' 가능성 희박부당대출 사건 책임론···분위기 쇄신 위한 교체 필요성도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31일 이사회를 통해 조 행장의 연임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올해 첫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개최하고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절차 논의를 시작했다. 이번주 개최될 자추위의 경우 1차 후보군(롱리스트) 선정 작업에 앞서 조 행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조 행장이 연임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될 경우 우리금융 자추위는 조 행장을 제외한 후보들로 롱리스트를 꾸리고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진행된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의 경우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외부 전문가의 심층 인터뷰 ▲평판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자추위) 등 4단계로 구성됐다. 우리금융은 리더십 유형 진단과 더불어 은행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력과 상황 대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경영 승계 프로그램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힘썼다.
조 행장의 경우 우리은행의 올해 실적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오른 2조524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 성장한 6조6110억원이었으며 특히 비이자이익이 같은 기간 75.4% 성장한 9790억원으로 집계됐다.
단 조 행장이 올해 목표로 제시했던 '당기순이익 1등'의 경우 목표 달성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올해 1월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1등을 목표로 제시한 조 행장은 지난 7월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이를 재차 강조했으나 3분기까지 성적을 살펴보면 KB국민·신한·하나은행을 제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1028억원, KB국민은행의 경우 2조617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경우 오는 2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8월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도 조 행장의 연임에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금감원은 부당대출 사태가 터진 뒤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우리금융 정기검사를 앞당겨 고강도 검사에 나선 상태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부당대출 사고에 대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히며 경영진 각성, 쇄신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임 회장의 임기가 2026년 3월까지인 만큼 조 행장이 연임을 통해 내년까지 임 회장과 합을 맞출지 주목하고 있다.
조 행장은 취임 후 임 회장과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 호흡을 맞춰왔으나 취임 초기 '계파갈등을 해소할 인물'이란 기대감이 사라지며 내부적으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정감사를 거치며 임 회장에 대한 책임론은 일부 상쇄된 분위기이나 부당대출 사건 자체가 컸던 만큼 우리금융 내 분위기 쇄신은 필요해 보인다"면서 "금융지주사 체제 내에서 은행장의 존재감이 크긴 힘드나 전략통이나 특색 있는 새로운 인물을 세울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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