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 경영권 분쟁·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수혜제주항공, 3분기 실적外 모멘텀 부재···경쟁력 약화 우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30분 기준 제주항공은 전 영업일 대비 40원(0.45%) 내린 8780원, 티웨이항공은 130원(4.21%) 오른 322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항공사는 모두 국내 LCC로 엔데믹 이후 해외 여객 수요 급증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상반기 고환율과 함께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상승해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비슷한 상황에서 두 항공사의 주가 양상은 크게 달랐다. 1만1000원 선에서 시작한 제주항공은 연초부터 지난 7일 종가 기준 25.15% 하락하며 8000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고점 대비 35% 내린 수치다. 이와 달리 2600원에서 시작한 티웨이항공은 같은 기간 30.33% 증가, 지난달 23일에는 3325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티웨이항공 주가가 대명소노그룹과 경영권 분쟁 등 적자 전환을 뛰어넘는 모멘텀들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달 5일 대명소노그룹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 보통주 255만7274주(11.87%)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해 소노인터내셔녈이 1.87%, 대명소노시즌이 10%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대명소노그룹이 가진 티웨이항공 지분은 26.77%까지 늘었다.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와 차이는 약 3%포인트(p) 수준이다. 앞서 7월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 지분 14.9%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된 지 한 달 만이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도 껑충 뛰었다. 석 달째 오름세로 지난 7월5일 종가 대비 현재 기준 주가는 25% 상승했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경영 개선, 주주가치 극대화 등의 이유로 주가 급등 요소가 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의 최대 수혜 항공사로 꼽힌 점도 주가를 견인했다. 유럽연합(EU)은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대한항공 유럽 4개 여객 노선을 대체할 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을 선정했다. 이에 올해 5월 크로아티아를 시작으로 6월 이탈리아 등 LCC 중 유일하게 유럽 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국내 LCC최초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증권사들은 티웨이항공이 유럽 4개 노선에 취항할 경우 매년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출이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
3분기에는 성수기와 함께 상반기 사업 확대 투자 성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별도 매출액 전망치는 3870억원, 영업익은 240억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18.7% 증가,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제주항공 실적 역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추정 매출액은 507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5% 상승, 영업이익은 542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적 외 매력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정적 요소들이 언급되고 있다. 대형사 합병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국내 부동의 1위 LCC를 유지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산하 LCC 3사(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를 합친 메가 LCC 탄생으로 순위를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분기 호실적을 이끌었던 일본 등의 단거리 노선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국내 항공사들은 여행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엔데믹 이후 공격적으로 노선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 산업들은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나 항공 산업 자체가 글로벌 환경 영향을 많이 받고, 고정비용이 큰 산업으로 실적만으로 꾸준한 상승 요인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티웨이와 같이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한 폭발적인 반등 어렵고, 현재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이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완료되면 불확실성 해소 및 본격적으로 수혜받는 국내 항공사들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사업 다각화 등으로 외부 리스크 방어와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합병이 약 한 달 남은 시점에서 통합 LCC에 대한 단기 대응책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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