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증거금 25조원 몰려정 부회장, 자사주 6만7148주 매입···지분 증가승계 자금 확충 관심···경영 보폭도 점차 확대
전환기 맞이한 HD현대···정기선 부회장도 보폭 확대
정 부회장은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3년 현대중공업 재무·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해 2017년까지 전무직을 지냈다. 이듬해부터 2021년까지는 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직을 맡아 회사의 매출을 단숨에 1조원대로 끌어올렸다. 2021년에는 HD한국조선해양 사장 자리에 오른 뒤 지난해 HD현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는 지난 2022년부터 전환기를 맞이했다. 2022년 말에는 기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HD현대'로 사명을 바꾸고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새로운 미션도 공개했다.
특히 이 기점을 전후로 정 부회장의 경영 보폭도 크게 확대됐다.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 부회장을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했다. 사내이사로 오른 정 부회장은 'CES 2022'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수소·인공지능(AI)·로봇 등 다양한 신사업을 적극 개척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후 정 부회장은 메인 사업인 조선과 비(非)조선사업을 동시에 이끌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비조선사업은 자율운항 선박 전문 기업 아비커스에 1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아비커스는 HD현대에서 독립한 벤처회사로, 자율운항을 기반으로 한 해양모빌리티 사업이다.
이 외에도 정 부회장은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로봇 ▲정유·화학 ▲전력기기 등 성장세가 높은 다양한 사업을 이끌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총력을 펼쳤다. 현재 HD현대는 대부분의 사업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 IPO···경영 능력 입증
올해는 정 부회장이 출범을 주도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IPO도 무난하게 성공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017년 출범한 선박 서비스 사업으로, 정 부회장이 2014년부터 해당 사업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하며 직접 신설을 제안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HD현대마린솔루션에서 직접 사업을 이끌었으며, 그의 경영 능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출범 첫해 매출 2403억원, 영업이익 564억원이던 실적은 2021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에도 HD현대마린솔루션은 매출 3830억원, 영업이익 5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3%, 13.2% 증가했다.
업계 일각에선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 작업이 정 부회장의 승계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상장 후 일부 지분을 매각하거나, 배당을 확대해 정 부회장의 승계 자금을 확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으며, 25조원가량의 청약 증거금이 모여 올해 IPO 시장 최대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다만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장을 통해 마련된 자금을 ▲물류센터 구축 및 고도화 ▲국내 및 해외 항만 창고 확보 ▲선박 관리 회사 인수 ▲클라우드 관리 체계 구축 ▲수리 조선소 네트워크 구축 등에 활용해 글로벌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을 선도하고, 디지털 솔루션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한 정기선···HD현대 "책임경영 일환"
특히 최근 정 부회장이 자사주 6만7148주를 매입하면서 그의 그룹 장악력이 더욱 확대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주식 매입은 주가 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책임 경영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정 부회장의 지분은 기존 5.26%에서 5.35%로 0.09% 늘었다.
향후 정 부회장이 승계 작업을 마치려면 정몽준 이사장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야 한다. 현재 HD현대 최대주주는 정 이사장으로, HD현대 지분 26.60%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5.3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정 이사장의 지분을 물려받아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HD현대 최대주주 지위를 가지고 있으나, 경영 전반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실질적로는 권오갑 회장과 정 부회장이 '투톱 경영'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HD현대는 현재 권오갑 회장이 총수 역할을 맡아 그룹을 이끌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해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 됐으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업계는 정 부회장이 권 회장의 은퇴 후 회장직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HD현대 주가를 고려했을 때 지분을 이양할 경우 약 7600억원가량의 상속세가 붙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지분 우선 증여와 배당에 따른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하면 상속세는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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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soye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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