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고, 무너지고" 후진국형 부실시공 갈수록 늘어나하자분쟁에 입주도 차질···분통터지는 예비입주자들대형건설사도 하자소송 30% 늘어···제도개선은 언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서 처리한 하자관련 분쟁은 연평균 4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사별로 살펴보면 GS건설이 사건 372건에 세부하자 1612개로 하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계룡건설산업 533개, 대방건설이 503개의 세부하자 판정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하자건수가 많은 업체들에는 입주에 차질을 빚을 정도의 '사고'를 낸 건설사 대부분이 포함됐다. 가장 많은 세부하자 수를 기록한 GS건설은 올해 4월 검단신도시 아파트신축공사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겪었다. 하자개수 3위 대방건설은 지난 9월 송도 국제도시 디에트르 시그니처뷰 사전점검 때 뒤틀림으로 인한 타일파손, 부실시공 등이 발견됐다.
하자와 부실시공으로 인해 입주에 차질을 빚는 단지도 상당하다. 경북 경산 중산자이는 지난 10월 입주 전 사전점검에서 각종 하자와 부실시공이 발견돼 사전점검을 취소했다가 11월 다시 사전점검을 실시했다. 디에트르 송도 시그니처뷰는 사전점검 후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하자보수를 다 마치지 못해 입주가 미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자분쟁이 건설사의 규모를 따지지 않고 나타나는 점을 지적한다. 오히려 올해 들어 대형건설사들의 하자분쟁과 소송이 더 늘기도 했다. 시공능력 2~9위 건설사의 분기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올해 3분기까지 소송가액 20억원 이상인 아파트 하자소송은 128건으로 지난해 99건을 이미 넘어섰다. 총 소송가액도 437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2% 늘었다.
업계에선 2019년 말부터 2021년까지 부동산 상승기에 힘입어 수주현장을 급격히 늘린 것이 하자증가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전직 건설업체 고위임원 A씨는 "건설사들이 브랜드를 앞세워 수주를 크게 늘렸지만 실제 공사를 담당하는 하청업체들의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면서 "공기가 늘어나서 지체상금을 무는 것보다 우선 공기를 맞춰놓고 하자보수비용을 쓰는 게 더 낫다는 건설업계의 잘못된 인식 탓도 크다"고 했다.
정부는 하심위의 인력과 조직을 확충해서 하자조정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하자심사 매뉴얼을 최신화하고 직원교육 등 하심위 자체적인 역량 강화에 힘쓰는 중"이라면서 "정부에서도 하자 개수 상위 20개사를 연 2회 공개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하자 줄이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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