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 목요일

  • 서울 6℃

  • 인천 6℃

  • 백령 11℃

  • 춘천 1℃

  • 강릉 6℃

  • 청주 7℃

  • 수원 6℃

  • 안동 3℃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8℃

  • 전주 9℃

  • 광주 4℃

  • 목포 8℃

  • 여수 10℃

  • 대구 6℃

  • 울산 8℃

  • 창원 7℃

  • 부산 9℃

  • 제주 8℃

라이프 더 이상 전세 보증보험을 못 들 수도 있다?

라이프 기획연재 스토리뉴스 #더

더 이상 전세 보증보험을 못 들 수도 있다?

등록 2023.11.22 08:12

박희원

  기자

공유

더 이상 전세 보증보험을 못 들 수도 있다? 기사의 사진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법도 다양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한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 젊은 층으로, 재산의 대부분을 잃어버리고 길거리에 나앉을 신세가 돼버렸다.

사태가 심각하자 국토교통부도 지난 6월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를 출범했다. 출범 이후부터 지난 10월까지만 누적 신고된 피해 접수가 총 1만543건에 육박했다. 피해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나마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데 그만큼 난감해진 곳이 있다. 바로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보험을 제공하는 보험사 세 곳인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SG)이다.

더 이상 전세 보증보험을 못 들 수도 있다? 기사의 사진

세 곳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HUG는 현재 재정건전성에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10월까지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이 2조719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HUG의 대위변제액이 538억원이었는데 5년 만에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17배 이상 증가한 9241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10월까지만 봐도 벌써 지난해의 3배 이상 불어났다.

더 이상 전세 보증보험을 못 들 수도 있다? 기사의 사진

반면 대신 내준 돈을 집주인으로부터 회수하는 비율은 줄어들었다. 지난 2019년만 해도 58%였던 대위변제액 회수율은 지난해에 절반 이상 줄어든 24%를 기록했다. 올해는 10%대로 떨어졌다.

HUG는 집주인을 대신해서 우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해 준다. 그러고 나서는 그 돈을 집주인에게 다시 받아야 하는데 전세사기 피의자를 상대로 돈을 받아내기가 녹록지 않은 것이다.

결국 재전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올해 8월 기준 HUG의 누적 순손실은 1조8761억원을 기록했다. HUG의 자본 부족 추정액은 4조9900억원이다.

더 이상 전세 보증보험을 못 들 수도 있다? 기사의 사진

결국 정부가 나섰다. 정부는 추가 출자를 통해 HUG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올해 안에 3839억원의 출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한 내년 예산안에도 7000억원 현금출자를 반영했는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 예산을 3000억원 증액해 총 1조원으로 결정됐다.

결국 국민 세금 1조4000억원가량을 HUG에 투입하는 꼴이다. 심지어 국회에서는 HUG의 법정자본금을 현행 5조원에서 10조원 또는 12조원으로 늘리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더 이상 전세 보증보험을 못 들 수도 있다? 기사의 사진

이러한 정부 지원에 대해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많은 네티즌들이 법의 허점으로 인해 발생한 사기에 대해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낮은 대위변제액 회수율에 대해 HUG의 역량 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 없이 이대로 가다가는 HUG의 손실이 커져 전세 보증보험 가입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전세사기로부터 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전세사기 피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필요한건 재발방지다. 더 이상 국민 혈세 투입만으로 해결하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책을 멈춰야한다. 아울러 전세사기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

뉴스웨이 박희원 기자

ad

댓글